![]() |
| 삼성전자 대표교섭위원인 김형로 부사장(오른쪽)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왼쪽 사진)이 13일 새벽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026년 임금협약 체결을 위한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된 후 각각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 |
중노위 사후조정 끝내 무산… 성과급 산정 방식 ‘경직된 제도화’ 두고 평행선
노조 “21일부터 18일간 총파업” 선언… 참여 인원 DS 절반 넘는 5만여명
반도체 생산 차질·공급망 타격 우려… JP모건 “연간 영업익 최대 40조원 증발”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 노사가 17시간에 걸친 마라톤협상을 벌였으나 성과급 제도를 둘러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빈손’으로 헤어졌다. 노조가 오는 21일 총파업 돌입을 공식화하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DS)이 주도하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파업이라는 미증유의 사태에 직면하게 됐다.
삼성전자 노사는 12∼13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진행했다. 전날 11시간에 이어 이날도 자정을 넘긴 17시간의 격론이 이어졌으나 합의안 도출에는 실패했다.
핵심 쟁점은 삼성전자의 성과급 제도인 OPI(초과이익성과급)의 개편 방식이었다. 노조는 현행 EVA(경제적 부가가치) 기반 산정 방식이 불투명하다며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연봉의 50%로 제한된 상한선을 폐지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경영 불확실성을 이유로 현행 체계를 유지하되 호실적 시 특별보상을 지급하는 유연한 방식을 고수했다. 이에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는 기존 OPI 체계 유지, 매출 영업이익이 국내 1위인 경우에만 지급되는 반도체부문 특별경영성과급 등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조정안이 오히려 후퇴했다”며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회담장을 떠났다.
노조는 사후조정 결렬 직후 즉각 총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적법하게 확보한 쟁의권을 행사하겠다”며 “파업 종료 시까지 회사와의 추가 대화는 고려하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현재 노조가 집계한 파업 참여 예상 인원은 약 4만2000명이며, 실제 돌입 시 최소 5만 명 이상이 가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DS부문 전체 임직원(7만7000여명)의 과반을 넘어서는 규모다. 특히 노조 측은 파업으로 인한 웨이퍼 변질 우려에 대해 “생산 강행이 해답은 아니다”라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24시간 가동이 필수적인 반도체 공정의 셧다운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산업계와 시장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단 몇 분의 가동 중단만으로도 천문학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장치 산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이번 총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40조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1700여 곳에 달하는 협력사의 연쇄 피해와 수출 전반에 미칠 타격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는 분석이다.
사측은 입장문을 통해 “노조가 경영 실적에 따른 유연한 제도화를 거부하고 경직된 제도화만 고수하고 있어 유감스럽다”면서도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파업의 향방을 가를 변수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사측이 신청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수원지법은 파업 개시 전 결론을 낼 방침인데, 법원의 결정에 따라 파업의 적법성과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
둘째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다. 국가 경제에 심각한 위해가 우려될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하는 이 권한이 행사되면 파업은 즉시 중단된다. 다만 노조 측은 “아직 시작도 안 한 파업에 긴급조정권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선을 긋고 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