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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마흔살 신라면, 매출 20조원 넘겨...다음 맛은 'K-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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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3 15:01:45   폰트크기 변경      

13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가 신라면 매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농심

[대한경제=오진주 기자] “신라면은 그냥 제품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의미를 확장해왔습니다.”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는 13일 롯데호텔 서울에서 연 신라면 40주년 간담회에서 신라면이라는 브랜드의 진화 과정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사나이를 울리는’으로 시작했던 라면은 이제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영국 런던 피카딜리 광장에서 K푸드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됐다. 농심은 라면업계 최초로 매출 20조원을 넘긴 가운데 신제품 ‘신라면 로제’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 속도를 낼 계획이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신라면의 누적 매출이 국내 라면 중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했다. 누적 판매량은 425억개에 달한다. 이를 면발 길이로 환산하면 지구와 태양을 6번 오갈 수 있는 규모다.


(왼쪽부터) 1986년, 1992년, 2014년, 현재까지 신라면 변천사./사진=농심

1986년 첫 선을 보인 신라면은 1991년 점유율 1위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35년 동안 정상을 지키고 있다. 당시만 해도 라면은 일본에서 시작된 식문화기 때문에 닭고기 육수와 순한 맛이 당연했다. 신라면은 얼큰한 소고기장국과 고추의 매운맛을 결합한 ‘매운 라면’을 내놓으며 라면의 새로운 기준을 열었다.

이날 농심은 신라면 로제를 공개했다. 신라면 로제는 지금의 K푸드 인기를 만든 모디슈머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다. 로제는 신라면 툼바 다음으로 온라인에서 언급이 많았던 조합이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집에서 라면에 우유와 치즈 등을 넣어 먹는 레시피가 확산하면서 3~4년 전부터 개발에 돌입했다.

신라면 툼바가 꾸덕한 크림 파스타 스타일이라면, 신라면 로제는 토마토와 크림 기반의 로제 소스에 신라면 특유의 고추장 기반 매운맛을 더한 ‘K-로제’다. 소스가 면에 잘 어울리도록 면 표면에 홈을 판 굴곡면을 적용했다. 신라면 로제는 오는 18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시한 뒤 미국 등 글로벌로 판매 채널을 넓힐 예정이다. 다음달에는 봉지면도 선보인다.


신라면 로제 제품./사진=농심

농심은 신라면을 단순한 라면 브랜드가 아닌 K컬처의 플랫폼으로 키울 계획이다. 학교에서, 군대에서, 야근하는 사무실에서, 해외 낯선 도시에서 매운맛을 찾는 한국인의 일상 속에 녹아든 신라면을 글로벌로 확장해 세계인의 소울푸드로 만들겠단 구상이다.

다음달에는 서울 성수동에 체험 공간인 ‘신라면 분식’을 연다. 신라면 분식은 농심이 페루 마추픽추 등 세계 곳곳에서 운영하고 있는 매장이다. 산 정상에 올라 먹는 라면이나 한강 라면처럼 라면을 가장 한국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세계 3대 겨울축제에서도 추위를 녹이는 매운맛을 선보였다. 조 대표는 “해발 3450m 스위스 융프라우까지 신라면을 올리기 위해 헬기를 띄우고 산악열차를 태웠다”며 “그 결과 신라면은 전 세계 라면 시장에서 톱(Top) 5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에서 여는 신라면 분식은 어린 시절 친구와 함께 분식집에서 먹었던 라면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심규철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분식집은 한국인들에게 단순히 먹는 장소가 아니라 연인 또는 친구와 모여 소통하는 곳”이라며 “외국인들은 신라면 분식에서 한국만의 ‘모디슈머’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라면 누적 매출 추이./그래픽=농심

신라면의 글로벌 확장도 계속된다. 농심은 현재 신라면을 100개 이상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는 현지 생산 체계를 바탕으로 판매망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산 녹산에 수출전용 공장을 만들어 공급 능력을 높였으며, 올해는 러시아에도 판매법인을 설립한다. 농심은 현재 약 40%인 해외 매출 비중을 2030년까지 6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매출 목표는 7조3000억원으로 잡았다.

조 대표는 “라면 시장이 포화 상태라고 말하지만, 지금은 성숙한 만큼 더 역동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때”라며 “건면, 볶음면, 건강면 등 아직도 ‘누들’ 시장에서 농심이 글로벌 누들 솔루션 프로바이더(공급자)로서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은 많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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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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