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백 “조속 전환 의지 흔들림 없어”…美는 조건 충족 중시
호르무즈 해협엔 단계적 기여 검토 전달…핵잠 실무협의 필요성도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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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국방장관 회담 등 방미 결과를 설명하는 특파원단 대상 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한미 국방당국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구체적인 조건과 시점을 두고는 여전히 온도차를 드러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과의 회담 결과를 설명하며 “조기에 전작권을 전환하겠다는 생각은 확고하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측과 “약간의 다른 생각을 가진 부분이 있다”고 말해 향후 조율 과정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안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 주도의 한반도 방위를 실현하기 위한 국방비 증액과 핵심 군사역량 확보 계획을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작권 전환,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 등 주요 동맹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며 “우리 입장에서는 조기에 전작권을 전환하겠다는 생각에 추호도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안 장관 설명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과 조속한 전환 필요성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전작권 전환을 바라보는 양국의 접근법에는 차이가 남아 있다. 한국 정부는 2028년 또는 그 이전까지 전작권 전환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반면, 미 군사당국은 조건 충족을 보다 보수적으로 보는 기류가 강하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최근 전작권 전환 조건 달성 목표 시기를 2029년 1분기 이전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장관은 “군사 당국자의 이야기이고, 이는 정책적ㆍ정치적 결심사항”이라고 말했다.
한미가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한국군의 연합방위 주도 능력, 북한 핵ㆍ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안정적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와 역내 안보 환경 등 세 가지다. 정부는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완전운용능력 검증 등을 토대로 오는 10월 제58차 한미안보협의회에서 전환 목표연도를 설정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전작권 전환 조건을 보다 포괄적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전환 시점 논의가 더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 문제도 회담의 주요 의제였다. 안 장관은 한국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참여하되, 단계적으로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단계적 기여 방식으로는 지지 표명, 인력 파견, 정보 공유, 군사적 자산 지원 등이 거론됐다. 다만 이는 한국 정부의 원론적 입장을 설명한 차원으로, 미국이 한국군 파병을 구체적으로 압박한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 피격과 관련해서도 미국 측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정확한 진단이 나와야 액션을 취할 수 있다”며 피격 경위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추진 문제도 논의됐다. 안 장관은 안보 사안은 경제 문제와 다른 트랙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대중국ㆍ대북 억제 차원에서 조속한 실무협의 필요성에 한미가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확장억제와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의 신뢰를 바탕으로 동맹 태세를 꾸준히 유지ㆍ강화해 나가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반면 주한미군 감축이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한국 배치 사드의 중동 반출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전작권 전환과 핵잠, 호르무즈 해협 대응 등 굵직한 현안에서 협의의 물꼬를 텄지만, 전작권 전환 시점과 조건을 둘러싼 한미 간 간극도 함께 확인한 자리로 평가된다. 한미는 후속 협의를 통해 세부 쟁점 조율을 이어갈 전망이다.
조성아 기자 j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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