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름철 무더위나 고된 업무 후에 느껴지는 하복부의 불편함을 단순히 피로 때문으로 치부하고 넘기는 남성들이 많다. 하지만 만약 음낭 부위에서 지속적인 묵직함이나 뻐근한 통증이 느껴진다면 비뇨의학과 질환인 ‘정계정맥류’를 의심해봐야 한다. 흔히 정계정맥류라고 하면 난임과의 상관관계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임신 계획이 없는 남성들조차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특유의 불쾌한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다. 정계정맥류는 고환 상단의 정맥 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면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혈류가 정체되면서 고환 주변의 압력을 높이고 신경을 자극해 통증을 유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정계정맥류로 인한 통증은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느낌보다는 묵직하게 잡아당기는 듯한 통증이나 둔한 압박감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자고 일어난 아침보다는 활동량이 많은 오후나 저녁 시간대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오래 서 있거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혹은 복압이 올라가는 운동을 할 때 통증이 더욱 뚜렷해지기도 한다. 이는 중력의 영향으로 정맥혈의 역류가 심해지면서 혈관 확장이 가속화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통증은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일시적으로 완화되는 특징이 있어 많은 환자가 치료의 시급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병을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만약 통증을 방치하여 질환이 만성화될 경우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고환의 탄력이 떨어지거나 크기가 위축되는 현상이 동반될 수 있다. 이는 남성 호르몬 생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육안으로 보기에 음낭 피부 아래로 혈관이 튀어나와 보이거나 손으로 만졌을 때 덩어리가 느껴지는 단계에 이르렀다면 이미 질환이 상당 부분 진행된 상태이므로 지체 없이 정밀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비뇨의학과에서는 물리적인 신체 검사와 더불어 고환 초음파 검사를 통해 혈류의 역류 유무와 혈관의 확장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여 통증의 원인이 정계정맥류임을 확진한다.
정계정맥류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는 역류하는 혈관을 차단하여 고환의 온도를 정상화하고 정체된 혈류를 원활하게 회복시키는 것이다. 최근에는 미세현미경을 이용한 결찰술이 표준적인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는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면서도 재발률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방법으로 꼽힌다. 수술을 통해 비정상적인 정맥을 차단하면 정체되었던 혈액이 주변의 정상적인 혈관으로 우회하여 흐르게 되면서 고환 내 압력이 감소한다. 결과적으로 환자를 괴롭히던 묵직한 통증이 드라마틱하게 사라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프리마비뇨기과 최기열 원장은 “정계정맥류 통증은 개인마다 느끼는 강도가 다르지만, 방치할 경우 일상적인 보행이나 운동조차 힘들어질 정도로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통증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고 해서 자가 진단으로 진통제에 의존하기보다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확한 등급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라고 강조한다. 또한 최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자연 치유되는 질환이 아니며 진행성 질환인 만큼, 통증이 반복된다면 이는 몸이 보내는 적신호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임종영 기자 lj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