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김봉정 기자] 미국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있다. 케빈 워시 차기 연준 의장 후보자에 대한 인준안이 미국 상원을 통과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를 내리지 않고 동결하거나 오히려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부상하고 있다.
14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현행 연 3.50~3.75%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66.2%로 가장 높게 반영되고 있다. 연 3.75~4.00%로 25bp 인상될 가능성은 28.6%, 연 4.00~4.25%로 50bp 인상될 가능성은 4.0%로 집계됐다. 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1.0%에 그쳤다.
연준은 지난해 9월과 10월, 12월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한 뒤 올해 1월과 3월, 4월에는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물가가 다시 뛰면서 시장에서는 올해 안에 추가 인하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13일 발표된 미국의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6.0% 상승했다. 전월 4.3%와 시장 예상치 4.9%를 모두 웃돈 수준으로, 2022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1.4%로 전월 0.7%와 예상치 0.5%를 크게 상회했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년 동월 대비 3.8% 오르며 전월 3.3%와 예상치 3.7%를 웃돌았다. 이는 2023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근원 CPI 상승률도 전년 대비 2.8%로 전월 2.6%보다 높아졌다.
물가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중동 전쟁 여파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꼽힌다. 4월 CPI에서 에너지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7.9% 올랐고 PPI에서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상품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휘발유와 난방유, 운송·창고 부문 가격 상승이 물가 압력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인하 기대를 낮추는 요인이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이 연초보다 악화됐다며 물가 억제가 연준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확대될 경우 금리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 중에서도 절반인 5곳이 올해 안에 연준이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와 바클레이즈,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달 조사에서는 올해 9월 금리 인하 재개를 예상했지만, 이달에는 인하 재개 시점을 내년으로 미뤘다.
한편, 미국 상원은 13일(현지시간) 본회의를 열고 케빈 워시의 연준 의장 후보자 인준안을 찬성 54표, 반대 45표로 가결했다. 전날 연준 이사 인준안까지 통과되면서 워시는 제롬 파월 현 의장 임기 종료 직후 곧바로 차기 연준 의장에 취임할 수 있게 됐다.
워시는 다음 달 16~17일 열리는 FOMC 회의부터 직접 주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물가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새 연준 체제의 첫 금리 결정이라는 점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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