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해마다 증가…올해 35조5000억원 규모
업스테이지 ‘솔라오픈’ 기반 특화 AI 도입
과기부 “행정업무 절반 이상 절감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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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김경미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의 배분과 조정 과정에 인공지능(AI)을 전격 도입한다. 수만 장에 달하는 예산 심의자료를 AI가 학습해 사업 간 유사성과 중복성을 사전에 걸러냄으로써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취지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진행되는 내년도 국가 R&D 예산 배분ㆍ조정부터 ‘예산심의 특화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정부가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을 추가로 학습시켜 행정 업무에 도입한 AI 전환(AX)의 첫 사례다.
국가 R&D 예산 규모는 글로벌 기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 R&D 예산은 전년 대비 약 20% 증액된 35조5000억원 규모로 편성됐다. 관리해야 할 사업 수도 2017년 639건에서 올해 1430건으로 최근 10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정된 인력과 시간 내에 늘어나는 심의 자료를 검토하는 전문위원들의 행정 부담이 한계치에 다다른 상황이었다.
이번에 도입된 AI는 핵심 기능은 ‘지능형 유사·중복성 분석’이다. AI는 신규 사업의 키워드뿐만 아니라 맥락까지 분석해 기존 사업과의 유사도를 측정한다. 이를 통해 예산 낭비 요인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고 심의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또한 AI는 회의록 요약, 검토의견서 초안 작성 등 반복적인 행정 프로세스를 자동화한다. 생소한 기술 용어에 대한 실시간 해설과 방대한 사업설명서의 핵심 요약 기능도 제공해 심의 담당자들이 심도 있는 정책 판단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표다.
통상 국가 R&D 예산심의는 전년도 10월까지 각 부처가 투자우선순위 의견을 제출한 뒤, 과기부가 사업비 1000억원 이상의 대형 R&D 사업을 검토한다. 이 과정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소속 기술분야별 전문위원 166명과 예산심의 담당자들은 예산 배분ㆍ조정을 위해 내년도 R&D 사업의 계획을 심층 검토한다. 특화 AI는 이 과정에서 활용돼 정부 R&D 투자동향과 선행사업의 유사성, 사업 분석 등을 수행한다.
과기부 관계자는 “국가 R&D 예산이 증가하고, 과거 심의방식에 따른 행정부담이 임계치에 도달한 상황에서 AI를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며 “특화 AI를 활용하면 예산심의 행정업무 시간을 50% 절감할 수 있고, 연간 수십만 장의 종이 문서 사용 절감 효과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AI 모델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중 하나인 업스테이지의 ‘솔라오픈’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과기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지난 5년간 축적된 약 5000여 개의 R&D 사업 데이터와 1243만건의 연구 성과 데이터를 AI에게 학습시켜 구축됐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올해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유사·중복 사업 분석 등 심의지원 기능을 더욱 고도화하고, 향후에는 각 부처에서 R&D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요구하는 전반의 과정에 예산심의 특화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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