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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톡] AX 걸음마 건설…데이터 구조화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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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8 11:00:27   폰트크기 변경      
진행= 채희찬 건설산업부장


채= 지난 12일 성료된 ‘제3회 대한경제 공공포럼’에선 건설산업의 AI 전환, 이른바 AX가 핵심 화두였습니다. 발주기관과 민간, 학계 등에 포진한 전문가들은 AI의 잠재력에 대해서는 주목하면서도, 건설업계의 AX는 아직 걸음마 단계라는 현실론에 대해서도 공감대를 나타냈는데요.

백= AI가 시대적 화두로 부상하며 건설업계에서도 AI 활용을 점차 넓혀가는 중입니다. 전문가들은 AX의 현실적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해 집중했습니다. 안계현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실장은 현재 건설업계의 AI 활용 수준이 입찰제안서 작성, 문서 비교, 계약 검토 같은 업무 보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진단했죠. AX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입찰ㆍ계약ㆍ시공ㆍ운영 전 단계의 문서와 데이터가 먼저 구조화돼 있어야 하는데, 그 바탕이 아직 약하다는 뜻입니다.

류종득 한국도로공사 AI디지털본부장은 건설산업에선 수십년 동안 막대한 발주와 시공이 이뤄졌지만, 정작 공사가 끝나면서 데이터도 조직과 함께 흩어지는 구조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데이터가 없는 게 아니라, 남지 않고 공유되지 않아 축적되지 않는 점을 꼬집은 겁니다.

김= 이번 포럼의 결론은 “AI를 어디에 쓸 것인가”보다 “AI가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가까웠습니다. 표준화된 데이터와 공공ㆍ민간이 함께 활용할 기준, 성과를 면밀히 측정할 수 있는 발주체계가 마련되지 않으면 건설산업의 AI는 보조도구 수준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진단입니다.

채= 기술 못지않게 결국 AI를 받아들이는 사람에 대한 문제도 풀어야 할 숙제죠?

백= 곽성호 건원엔지니어링 부사장과 김정렬 인하대학교 교수는 AI 도입의 또 다른 병목으로 ‘인간의 마음 열기’를 꼽았습니다. 기존의 건설엔지니어들은 수십 년간 자기 방식으로 업무를 해오며 전문성을 쌓아왔기 때문에, 새로운 도구를 받아들이는 데 거부감이 적지 않다는 것인데요. 이런 인력들을 교육하려면 먼저 AI가 기존 업무를 대체하는 위협이 아니라, 이미 잘하는 일을 더 잘하게 만드는 도구라는 점부터 설득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미래 건설인이 될 대학생들은 정반대 상황입니다. 이들은 AI 친화성이 높은 세대죠. 하지만, AI가 널리 보급되며 취업 장벽이 높아지고 있어 현장에서 업무를 경험할 기회가 극도로 제한적인 현실이죠. 결국, 기존 인력에겐 재교육이, 신규 인력에겐 업무 경험과 함께 AI를 함께 익히는 교육이 동시에 필요한 과제로 제시됐는데요. 건설산업 AX는 기술만 사오면 되는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를 쌓는 습관, 조직문화, 인력 양성까지 함께 움직여야 하는 장기 과제라는 결론이 도출됐습니다.

채= 화제를 전환해보죠. 추정가격 278억원 규모의 종합심사낙찰제 방식 공사인 ‘군산항 4ㆍ5부두 리뉴얼사업’이 입찰마감을 한 상태에서 돌연 공고를 취소해 빈축을 사고 있다고요.

백= 해양수산부 군산지방해양수산청 수요의 이 공사는 개찰 직전에 갑작스럽게 수요처가 공고를 취소했습니다.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시공사 선정 결과를 기다리고 있던 업체들은 한순간에 붕 떠버리게 됐죠. 이 사업을 위해 실적서를 제출한 곳만 14개사에 달합니다.

김= 입찰 내역서를 작성하는 것은 보기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합니다. 실행 내역을 산출하기 위해 하도급사에게 견적을 받아 비교하고, 실행률을 검토하고, 내부 의사결정을 거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필요할 경우 현장 답사까지 진행해야 합니다. 중소건설사들은 낙찰 확률을 높이기 위해 외부 용역업체에 산출을 맡기기도 하는데, 이번 사업 특성상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백= 입찰이 취소된 배경은 특정 신기술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군산해양청은 이 공사의 과업지시서를 통해 D사가 보유한 신기술을 활용하도록 권유했는데, 경쟁사인 W사가 D사의 기술이 신기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이 공사와 관련한 가처분을 신청했고, 그 여파로 입찰 절차도 중단됐습니다.

김= 문제는 D사와 W사의 분쟁이 하루아침에 촉발된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양사의 갈등은 벌써 수년째 벌어지고 있는 일로, 각종 발주기관과 감사원 등에는 이와 관련된 민원이 지속적으로 쏟아진 바 있습니다. 수요처에서 사전에 제대로 점검하기만 했다면 이런 불상사가 벌어질 일도 없었겠죠. 일선에선 “열심히 준비해온 업체들만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는 반응까지 나옵니다.

채= 공공입찰은 공고를 내는 순간부터 시장과의 약속이 시작됩니다. 발주기관 입장에선 절차상 변경일 수 있겠지만, 민간 입장에선 이미 시간과 비용을 투입한 뒤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혼선은 단순 해프닝이 아니라 공공발주의 신뢰 문제로 읽힐 수밖에 없어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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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김희용 기자
hyong@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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