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과 첫날에만 매물 1500건 실종
전ㆍ월세도 연초 대비 30%나 급감
증시 활황에 유동자금 유입 조짐
공급 확대ㆍ매물 유도ㆍ금융 규제
3대 대책에도 시장 반응 회의적
실입주 효과 2032년쯤에나 가능
업계ㆍ전문가 "전세수급 불균형땐
매매가 밀어올려 2차 충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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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양도소득세 중과 재개 첫날, 서울 아파트 매물 1500건이 하루 만에 사라졌다. 이미 들불처럼 번지는 전세난에 코스피 사상 최고치 경신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 자금까지 부동산 시장에 가세할 태세다. 정부가 부랴부랴 공급 확대 카드를 꺼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가장 빠른 착공도 2027년, 실입주는 2032년 이후인 처방이어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15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내놓은 △공급 확대 △매물 유도 △금융 규제 강화 등 3개 대책이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정부는 과천 경마장ㆍ방첩사와 태릉 골프장 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착공을 2029년으로 1년 앞당기고, 잠긴 매물을 풀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를 연말까지 유예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신속한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부동산 시장과 금융의 절연을 더욱 빈틈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부 대책을 분석한 시장 전문가들의 반응은 회의적이기만 하다.
지난 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ㆍ월세 매물은 연초 대비 30.1% 급감한 3만1095건에 그쳤다. 전세만 따로 보면 1월 말 2만2000건에서 5월 초 1만5000건대로 32% 쪼그라들었고, 1년 전 대비로는 34%나 줄었다.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08.4로 2021년 6월 이후 최고치이며, 올 한 해 전망치도 서울 4.7%, 수도권 3.8%로 집값 상승률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시간표가 너무 느리다는 점을 핵심 문제로 짚는다.
수도권 입주 물량은 작년 14만5000가구에서 올해 11만1000가구, 2027년 10만5000가구로 2년 연속 급감하는 추세다. 그런데 이번 대책의 실입주 효과가 2032년 이후에야 나타나는 구조에서 공급 공백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거주 의무 유예도 연말까지라는 한시적 조치인 만큼 매수 심리 자극 효과는 일시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금융위원회가 대출 규제는 현행 유지를 못 박은 탓에 매물이 나와도 살 수 있는 자금 조달 통로는 여전히 좁다. 공급을 촉진하면서 수요는 억제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서로 충돌하는 구조적 한계도 여전하다.
더 큰 불씨는 유동성이다.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증시에 몰렸던 유동자금이 차익 실현과 함께 시중으로 쏟아지면, 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향하는 건 시간 문제다. 특히 매매가가 오르면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구조에서 유동성 유입은 전세 대란을 더 빠르게 앞당기는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공급 일정 이전에 전세 대란이 터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실거주 유예나 공급 앞당기기 모두 방향은 맞지만, 양도세 중과로 굳어버린 매물 잠김을 단기에 풀기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 역시 “입주 효과가 2032년 이후에야 나타나는 구조에서 그 전에 전세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 전셋값이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2차 충격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업계에는 주택 착공 급감이 2∼3년 후에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가할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본부 임원은 “공사비 인플레이션으로 민간 착공이 줄고 재개발ㆍ재건축 사업도 사업성 악화로 속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라며 “정부 착공 일정이 현실화되기 훨씬 전에 전세 대란이 본격화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ㆍ수도권과 지방 대책을 분리해서 가져가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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