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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오진주 기자] K푸드 수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식품사들의 돈 버는 방식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 판매량 자체가 실적을 좌우했다면 최근에는 생산과 원가, 사업 구조에 따라 수익성에 차이가 나는 모습이다. 같은 K푸드 성장 국면에서도 어떤 구조로 해외 사업을 하고 있느냐가 실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올해 1분기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삼양식품이다. 삼양식품은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다시 한번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 치웠다.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불닭볶음면 판매가 이어진 가운데 밀양2공장 가동 효과까지 더해지며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삼양식품은 늘어나는 해외 수요에 맞춰 생산성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밀양2공장으로 유럽 수요 대응 능력을 키우는 데 더해 중국 현지 공장 설립도 추진하며 생산 거점을 확대하는 중이다. 해외 판매 증가에 맞춰 생산 능력을 확보해 성장 흐름을 이어가겠단 전략이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이 72%를 차지하는 오리온은 각 해외 법인을 중심으로 국가별 맞춤형 전략을 펼치며 안정적인 해외 사업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올해 1분기 해외 법인 전체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내수 시장이 부진한 한국 법인이 해외 법인으로부터 얻은 로열티 수익을 제외하면 영업이익이 0.3%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반대다.
특히 오리온은 러시아에서 참붕어빵과 후레쉬파이 등 초코파이 외 제품 공급을 늘리며 매출(34.7%)과 영업이익(66.2%) 모두 성장했다. 중국에선 감자스낵과 젤리 등 인기 품목으로 대응하며 매출(24.8%)과 영업이익(42.7%)이 증가했다. 베트남에선 쌀과자 등의 인기로 매출(17.9%)과 영업이익(25.2%)이 늘었다.
오리온도 해외 성장세를 지속하기 위해 해외 생산시설에 선제적 투자를 단행한다. 중국 법인은 생감자스낵 등의 생산라인을 추가로 가동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연내 하노이 제3공장을 완공하고, 호치민에 제4공장 건설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 등 인근 국가로 수출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법인은 참붕어빵 생산라인을 추가로 구축하고, 트베리 신공장 건설도 진행 중이다. 인도 법인도 초코파이 라인을 추가로 구축한다.
농심은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농심의 해외법인 매출은 3128억원으로 23.1% 증가했다. 반면 국내 법인은 6212억원으로 2.8% 줄었다. 중국과 미국 등 주요 해외법인이 성장세를 이어간 가운데 유럽법인 설립 효과도 일부 반영됐단 설명이다.
특히 미국에서 신라면 브랜드를 중심으로 월마트 등 메인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간식 매장 등 새로운 유통 채널 중심으로 입점을 늘리고 있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수출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현지 상황에 맞춰 유통 구조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유럽에 러시아 법인을 추가로 설립하며 해외 사업 구조를 더 세분화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바이오 부문의 실적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식품사업 매출이 3.9%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11.2% 늘었다. 특히 해외 식품 매출이 4.5% 증가하며 전체 식품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북미에서는 비비고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냉동식품과 글로벌 전략제품(GSP) 확대가 성장세를 이끌었기에 가능했다. 다만 CJ대한통운을 제외한 전체 영업이익은 바이오 부문이 부진하며 26% 감소했다.
풀무원은 그동안 전체의 부담 요인으로 꼽혔던 해외 사업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미국 법인이 흑자로 전환한 이후 해외 사업 구조가 안정세에 진입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은 8504억원으로 7.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8.9% 늘어난 190억원을 기록했다.
롯데웰푸드는 원가 부담 대응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올해 1분기 해외법인 매출은 18% 증가했고 수출도 8% 늘었지만, 코코아 가격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 코코아 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과거 평균보다는 높아 초콜릿 제품 비중이 큰 사업 구조상 가격 변동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롯데웰푸드는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과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대응하고 있다. 제품 중에서는 몽쉘 등 유명 브랜드에 프리미엄 라인을 추가하고 있다. 해외 중에서는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꼽히는 인도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 푸네 공장을 기반으로 생산능력을 높여 유통 판매망을 남부지역으로까지 넓혔다.
이처럼 식품사들의 전략이 달라지는 배경에는 K푸드 산업 자체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해외에서 제품 하나가 유행하면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됐지만, 최근에는 생산과 유통망까지 함께 운영할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현지 유통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공급망 안정성까지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어떤 구조로 수익을 내고 어떻게 비용을 관리하느냐에 따라 실적 차이가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오진주 기자 ohpea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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