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울 강서구에서 김포에 이르는 한강변 어딘가에 고려시대 옛 지명으로 ‘공암나루터’가 있었다고 한다. 한 설화에 기인하여 ‘투금포(投金浦)’로도 불렸다고 한다. 우애가 깊은 한 형제가 길에서 금덩어리를 주웠는데 처음엔 서로 양보하다가 은연중에 혼자 차지하려는 욕심이 생겨난 것을 지각하고는 형제애를 지키기 위해 한강에 금덩어리를 던졌다는 설화이다. 더 나아가 김포의 지명이 투금포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만일 250조원의 영업이익이 실현된다면 올해 정부의 총수입(세입 예산) 675조원의 37%에 이른다. 금덩어리가 아니라 다이아몬드 덩어리를 얻게 되므로 여기저기서 탐심이 생기는 것 같다. 경영진과 노조뿐만 아니라 주주와 종사자 전체 나아가 국가 경제를 대표하는 산업의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가치를 지킬 수 있을 것인지, 화려한 과실 따먹기 잔치를 벌일 것인지의 긴장감이 고조되었다.
2023년 반도체 경기 불황기엔 성과급이 0원이었던 근로자들로서는 초호황기 이익 배분의 청구가 정당하게 여겨진다. 반도체 부문 임직원 전체 7만 8000명의 64% 수준인 5만여 명이 실제로 파업에 참여한다면 2024년 7월 수천 명의 파업 때와는 차원이 달라진다.
삼성전자의 노사협상과 파업 예고는 성과급 요구 금액(1인당 약 5억 8000만원)과 18일간 전면 파업으로 인한 40조원 이상 손실액의 규모가 충격적인 만큼 흑백 찬반 논리가 아니라 복합적 요소들을 고려해야 한다. 노동력과 경영의 투입(비용)과 성과(이익), 책임과 대가, 장단기적 손익, 노조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 기업 내 부문 및 직무 간 성과급 차등 분배 등과 관련하여 다차원적 관계가 맞물려있다. 노조의 요구에도 일리가 있다. 성과급을 투명하게 관리하고, 영업이익이 증대되면 근로자의 성과급도 비례해서 인상되어야 하며 경쟁사보다 나은 조건이어야 노동의 질과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경영진은 66억주를 보유한 461만 개인과 기관 주주의 이해관계도 고려해 방어하려고 한다.
이 사안은 공정성의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불황기에 경영진이 근로자들에게 고통 분담을 설득했듯이 호황기에는 노조가 경영진을 설득해야 한다. 일방적 요구로 서로가 맞설 일이 아니다. 호황기에 이익 공유 수준(15%)과 상한 폐지를 제도화해야 한다면 탈호황기일 때는 이익 공유 수준의 하향 조정과 하한 폐지의 논리도 수용해야 공정하다. 노조가 막대한 성과급을 당기 현금 중심으로 요구하는 것은 집단 이기주이의 확대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 미래 잠재적 이익보다 현재 확보 이익에 집중하겠다는 선택은 기업의 공동 이익과 배치될 수 있다. 현재의 성과는 누리되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공동 책임은 배제하겠다는 것이다. 경영진과 이사회로서도 글로벌 경쟁 환경에 대응한 핵심적인 연구개발 투자와 설비투자, 주주 배당, 사내 유보금 등에 대한 합리적인 전략안을 책임성 있게 제시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경쟁력과 이익 창출 구조를 설득해야 한다.
완충지가 필요하다. 사적 이익의 일부를 공동 이익으로 유보해 두는 장치이다. 이를테면 호황기 이익 축적의 폭을 확대하여 불황기에 사적 이익 보전에 활용할 수 있도록 예비 재원을 별도 계정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지만 이번처럼 전례가 없는 초호황기에는 초과이익의 사적 배분(성과급+배당)의 시행을 일부 유보하여 대내외적 리스크 관리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서구 빅테크 기업들처럼 양도제한 조건 주식으로 성과급을 구성하는 방안도 전향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시장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가치 증대의 기대감이 높아질 것이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전공 교수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