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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 실증도시 딜레마]④ 현대차, 골목길ㆍ충돌 회피 평가서 큰 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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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19 05:00:35   폰트크기 변경      
포티투닷에 2조원 투입하고도 밀려…자율주행 전략 혼선 지적도

아이오닉5 기반 자율주행차./사진: 강주현 기자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조성사업의 전용 차량을 독점 공급하는 현대자동차가 정작 기술력을 겨루는 무대에서는 체면을 구겼다. 사업자 선정을 위해 치러진 실차 평가에서 현대차가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에 밀려 하위권에 머문 것이다. 자율주행 계열사에 수조 원을 쏟아부은 현대차가 누적 투자금 1000억원 안팎의 스타트업에 뒤처졌다는 점에서 업계에 시선이 집중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교통안전공단 K-City에서 진행된 실차평가는 △구역형 이동능력(30점) △골목길 주행능력(20점) △고장상황 대응능력(10점) △충돌 방지 능력(40점) 등 총 100점 만점으로 치러졌다. 실차평가엔 라이드플럭스,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 현대차, 자율주행 스타트업 A사 등이 참여했다. 점수와 순위는 비공개에 부쳐졌지만, 현대차는 하위권에 머물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참여 업체들이 가장 어려워한 항목은 골목길 주행과 충돌 회피 시험이었다. 골목길 평가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좁고 비정형적인 이면도로에서 운전자 개입 없이 주차까지 마치고 350초 안에 종료지점에 도달해야 한다. 차선이 명확한 일반 도로와 달리 보행자ㆍ장애물 변수가 많아 인지ㆍ판단 알고리즘의 완성도가 그대로 드러나는 구간이다.

충돌 회피 시험은 차대차 직선 교차, 차대보행자 횡단, 차대이륜차 감속 등 7가지 시나리오에서 사고 없이 정지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한 시나리오라도 충돌이 발생하면 해당 항목이 0점 처리되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정상 주행은 업체 간 차이가 거의 없었지만, 골목길과 충돌 회피에서 변별력이 나뉘었다”며 “현대차가 이 두 항목에서 실점이 컸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결과가 현대차에 더욱 뼈아픈 이유는 투자 규모의 격차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이 그동안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 고도화를 위해 핵심 계열사인 포티투닷(42dot)에 투입한 자본금과 인수 자금 등은 총 2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라이드플럭스(약 800억원)나 A2Z(약 1200억원)의 누적 투자금과 비교하면 무려 20배에 달하는 격차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부진했던 배경으로 그동안의 자율주행 전략 혼재를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당장 상용화가 급한 테슬라 대항마 성격의 레벨2+(조건부 자율주행)에 역량을 집중해 왔다”며 “이 과정에서 완전 무인 자율주행인 레벨4 분야는 모셔널과 포티투닷 사이에서 역할 분담과 방향성에 혼선이 빚어졌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포티투닷이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 데다, 대기업 특성상 사고를 경계하다 보니 과감한 실전 데이터가 스타트업들에 비해 부족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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