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에도 일하는 고령자들에게 희소식이다. 다음달 중순부터 매달 500만원 남짓 벌어도 국민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게 됐다.
18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개정된 국민연금법이 오는 6월 17일 공식 시행된다.
특히 이번 개정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득 활동에 따른 노령연금액 감액 기준이 대폭 완화된 점이다.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간 평균 소득 월액인 이른바 ‘A값’ 이상의 소득을 올리면 최장 5년간 최대 절반까지 연금이 깎였다.
올해 기준 A값은 319만원이다. 은퇴 후 재취업으로 한 달에 320만원만 벌어도 연금이 깎이는 구조였다. 실제로 2024년 한 해에만 약 13만7000명의 수급자가 일한다는 이유로 총 2429억원의 연금을 받지 못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일할수록 손해를 보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령층의 근로 의욕을 꺾는다는 비판이 거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이런 제도가 노인 노동 의욕을 저해한다며 지속해서 개선을 권고해 왔다.
새로운 법은 감액 기준선에 200만원의 추가 공제 혜택을 더해주기로 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A값 319만원에 200만원을 더한 약 519만원이 새로운 기준선이 된다. 가령 한 달 소득이 519만원을 넘지 않으면 연금을 전액 수령하게 된다.
공식적인 법 시행은 6월 17일이지만 혜택은 이미 시작됐다.
연금공단은 국민 편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올해 1월 1일부터 발생한 소득에 대해 개정된 기준을 앞당겨 선제적으로 적용 중이다. 나아가 지난해에 발생한 소득 때문에 깎였던 연금도 소급해서 돌려주는 구제책을 내놓았다.
다만 국세청의 공식 소득 확정 자료가 연금공단으로 넘어오는 행정적 시차가 있어 당장 환급 시점은 개인마다 조금 다를 수 있다. 연금공단은 일시적인 혼란과 불만을 막기 위해 객관적 과세 자료가 확인되는 대로 정산해서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번 법 개정에는 연금이 새는 것을 막는 장치도 포함됐다. 이른바 ‘패륜 유족’에 대한 급여 지급 차단이다.
개정법은 가족을 살해하는 등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거나 부양 의무를 심각하게 저버려 상속권을 상실한 유족에게는 사망에 따라 발생하는 유족연금, 미지급급여, 반환일시금 및 사망일시금 등 모든 급여를 지급하지 않도록 명시했다. 받아선 안 될 사람이 연금을 챙겨간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 가산 이자까지 붙여 엄격하게 전액 환수 조치한다.
앞으로 초고령사회에서 숙련된 노령 인력의 경제활동 참여는 국가적 필수 과제가 됐다. 이번 감액 제도 개편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5356억원의 추가 재정이 들어가지만, 노인들이 소득 공백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다.
정부는 추가 재정 상황과 공무원연금 등 다른 직역연금과의 형평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남은 고소득 구간에 대해서도 감액 제도 전면 폐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 나갈 방침이다.
노태영 기자 f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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