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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공사원가 상승기란 지난 2022년 발발한 러시아ㆍ우크라이나 전쟁 후를 의미한다. 코로나 펜데믹이 종료되는 시점에 시작된 러ㆍ우 전쟁에 건설자재 수급난은 갈수록 심각해졌고 가격은 일제히 수직 상승했다.
당시는 부동산 경기 역시 나쁘지 않은 상황이어서 전국적으로 아파트 건설현장이 왕성하게 운영되고 있었다. 정해진 공정에 맞춰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오른 자재 가격에 맞춰 ‘울며 겨자먹기’로 구매를 할수밖에 없었다.
이는 공사비 상승으로 이어졌고, 결국 공사원가 100%를 상회하는 건설현장들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적자를 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4년 정도 지난 지금, 이들 건설현장들이 준공되면서 “이제는 다 털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하지만 올해 건설현장은 2022년의 ‘데자뷰’가 시작되고 있다. 지난 2월 말 갑작스럽게 시작된 미국과 이란의 분쟁, 즉 중동 전쟁 때문이다. 2개월여가 지난 현재 전쟁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추세지만, 전쟁의 후폭풍은 현재 건설현장을 본격 급습하고 있다.
이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매달 발표하는 건설공사비지수에서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직접공사비를 대상으로 하는 이 지수는 2020년 기준 100에서 올 3월 134.4까지 치솟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동 전쟁 발발 후 한달 정도가 지난 시점에 지수가 발표됐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전쟁에 따른 자재 수급 애로와 가격 상승이 분명히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은 4월에는 지수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동 전쟁의 후폭풍이 과거 러ㆍ우 전쟁 당시보다는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도 나온다. 현재 주택 공급이 2022년 대비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당시에는 신규 주택 부족으로 인해 아파트뿐만 아니라 대체상품으로 지목되는 오피스텔, 생활용 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도 대거 공급이 이뤄졌다.
그럼에도 향후 공사비를 둘러싼 건설사와 발주자의 갈등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갈등의 정도에 따라 공사현장이 지연ㆍ중단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이미 현대건설, 롯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대형사들은 발주자에 중동전쟁 관련 리스크를 공지한 바 있다.
하지만 각 건설사의 개별적 대응으론 한계가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건설현장이 체감할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다. 러ㆍ우 전쟁의 제2라운드를 맞은 현 시점, 정부의 발빠른 대처가 건설현장의 구원이 되기를 기대한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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