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한글과컴퓨터’ 지운 한컴, 36년 만의 대수술…‘소버린 에이전틱 OS’ 승부수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5-19 15:01:45   폰트크기 변경      
오피스 연식제 종료… 클라우드 기반 완전 구독형 플랫폼 전환

한컴은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전략 발표회 ‘한컴: 더 시프트’를 개최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이 자리는 한컴의 새로운 정체성을 선언하는 자리다. 한컴은 이미 AI 사업 성과를 숫자로 입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소버린 에이전틱 OS라는 더 높은 비전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사진:한컴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한글과컴퓨터라는 이름은 한국어 문서 처리의 표준을 만든 출발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한컴이 다루는 영역은 문서를 넘어 데이터로, 컴퓨터를 넘어 AI 에이전트로 확장됐습니다.”

김연수 한컴 대표는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전략 발표회 ‘HANCOM : THE SHIFT’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한컴은 단순한 AI 기능 추가 수준을 넘어, 회사 정체성 자체를 ‘소버린 에이전틱 OS(운영체제)’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36년 간 써온 사명 ‘한글과컴퓨터’를 ‘한컴(HANCOM)’으로 바꾸고, 오피스 소프트웨어 연식제도 종료한다.


기존에 한컴이 고수해 왔던 ‘연식제(Year Edition)’란 소비자가 소프트웨어를 한 번 구매하면 평생 소유하는 영구 라이선스 형태의 제품 뒤에 연도를 붙여 발매하던 방식이다. ‘한컴오피스 2020’, ‘한컴오피스 2024’ 같은 제품들이 바로 연식제 패키지다. 한컴은 앞으로 ‘한컴오피스 2026’이나 ‘한컴오피스 2028’처럼 특정 연도가 붙은 일회성 구매 패키지 제품을 더 이상 새로 출시하지 않는다. 대신 넷플릭스나 멜론처럼 매달 또는 매년 일정 금액의 구독료를 내고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클라우드 기반 구독형 플랫폼’으로 완전히 넘어간다.


한컴이 내세운 ‘소버린 에이전틱 OS’는 조직 내부 데이터와 외부 거대언어모델(LLM), 기존 업무 시스템, 권한 체계를 하나의 통합 환경에서 연결·통제하는 AI 운영체제다. AI 에이전트가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시대를 겨냥한 플랫폼 전략이다. 특히 공공·국방·금융·헬스케어처럼 데이터 외부 반출이 어려운 분야를 핵심 시장으로 겨냥했다.

한컴은 이날 처음으로 AI 사업 성과도 공개했다. 지난해 AI 패키지 매출은 약 89억원으로 전체 매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54.6%)을 차지했다. 올해 1분기 AI 매출 비중은 11.2%까지 올라왔다. AI 패키지 출시 1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B2B 고객 침투율은 4.2%를 기록했다. 회사 측은 “글로벌 빅테크 초기 전환율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20만 고객 기반을 활용한 ‘업셀링’ 구조를 강조했다. 신규 고객 확보 비용 대신 기존 공공·기업 고객에게 AI 패키지를 추가 판매해 수익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실제 한컴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률 29%를 유지했다.

기술 경쟁력으로는 문서 데이터 처리 역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오픈소스로 공개한 ‘오픈데이터로더(ODL)’는 글로벌 AI 개발자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 중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ODL 2.0은 문서 읽기 순서, 표 추출, 헤딩 인식 등 주요 벤치마크에서 글로벌 경쟁 오픈소스를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 공략의 첫 무대는 유럽이다. 유럽연합(EU)의 AI법(AI Act), GDPR 등으로 데이터 주권 요구가 강화되면서 온프레미스 기반 AI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한컴은 현재 유럽 현지 AI·SI 기업 3곳과 협력을 추진 중이며, 일부는 MOU 체결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6월 중 구체적인 계약 성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 로드맵도 공개했다. 한컴은 오는 6월 에이전트 OS 베타 버전을 공개하고, 하반기 개념검증(PoC)을 거쳐 2027년 상반기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 인력의 약 30%가 에이전트 OS 개발과 기획에 투입된 상태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에 나선 계열사 한컴위드는 디지털 금융·양자보안·AI 인증을 3대 축으로 제시했다. 실물자산 토큰화(RWA) 플랫폼 ‘온토리움(Ontorium)’과 양자내성암호(PQC) 기반 보안 기술, 얼굴·음성·행위 기반 AI 인증 솔루션 등을 공개하며 차세대 보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심화영 기자 doroth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산업부
심화영 기자
doroth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