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공정위, 밀가루 가격 담합 7개사에 과징금 6710억 부과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5-20 15:14:26   폰트크기 변경      

담합으로 역대 최대 규모…20년 만에 재적발

보조금 받고도 담합 유지…6년간 매출 5.7조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과 함께 검찰 고발도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국내 주요 밀가루 제조사들이 약 6년에 걸쳐 밀가루 공급 가격과 물량을 담합한 혐의로 사상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물게 됐다. 정부 보조금을 지원받는 상황에서도 담합을 지속해 온 이들의 행위로 라면ㆍ빵 등 서민 먹거리 가격이 인상되고, 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됐다는 점 등이 감안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사조동아원ㆍ대한제분ㆍCJ제일제당 등 7개 제분사에 시정명령과 함께 총 6710억45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역대 공정위가 부과한 과징금 중 통산 2위이자, 담합 사건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업체별 과징금은 △사조동아원 1830억9700만원 △대한제분 1792억7300만원 △CJ제일제당 1317억100만원 △삼양사 947억8700만원 △대선제분 384억4800만원 △한탑 242억9100만원 △삼화제분 194억4800만원 등이다.

이들 7개 사의 기업 간 거래(B2B) 밀가루 시장 점유율은 87.7%로, 사실상 시장을 독과점한 상태다. 담합은 국내 제분사 간의 경쟁이 심화하던 2019년 11월 시작됐다. 대한제분ㆍCJ제일제당ㆍ사조동아원 등 상위 3개 사의 대표자급 임원들과 삼양사 임직원이 식당에서 만나 과도한 경쟁을 자제하고 적정 가격을 유지하기로 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이들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55차례에 걸쳐 대표자ㆍ실무자급 회합을 가졌다. 회합에 오지 않은 하위 제분사엔 전화 통화로 합의 내용을 공유했다. 특히 이들은 원맥 시세 상승기(2020∼2022년)에는 원가 상승분을 최대한 신속하게 판매 가격에 반영하기 위해 인상 폭과 시기를 합의했다. 그 결과 2022년 9월 기준 밀가루 가격은 담합 전보다 38∼74%까지 급등했다.

반면 원맥 시세 하락기(2023년 이후)에는 원가 하락분을 최대한 늦게 반영하기 위해 인하 시기를 늦췄다.

이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2022년 하반기부터 총 471억원의 가격안정 지원사업 보조금을 지급했음에도 담합을 계속했다. 또한 자신들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위반이라는 점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6년간 이뤄진 담합 관련 매출액만 총 5조6900억원에 달했다.

앞서 이들 제분사는 2006년에도 담합으로 제재를 받은 바 있다. 20년 만에 똑같은 범행을 다시 저지른 것이다.

공정위는 과징금 부과와 함께 각 제분사가 3개월 이내에 밀가루 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정하도록 하는 ‘독자적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렸다. 또한 3년간 밀가루 가격 변경 현황을 1년에 두 차례씩 서면 보고하도록 했다.

공정위는 올해 1월 검찰의 고발 요청에 따라 7개 제분사와 담합에 가담한 임직원 총 14명을 이미 검찰에 고발 조치 완료한 상태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식료품의 가격 등을 놓고 법 위반이 확인되면 엄중히 제재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경제부
신보훈 기자
bbang@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