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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낙하산 아웃”…한국거래소 꿰찬 금감원 고위직에 칼 빼든 노조·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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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21 13:55:44   폰트크기 변경      

거래소 노조·경실련,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금감원 출신 한구 파생상품본부장 선임 반발

2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거래소 노조가 경실련과 함께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의 거래소 상임이사 선임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사진=김관주 기자

[대한경제=김관주 기자] “9년 낙하산 아웃! 감사원은 응답하라!”


한국거래소 노동조합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출신의 거래소 상임이사 선임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피감기관인 거래소 핵심 보직에 감독기관인 금감원 출신 인사가 9년째 낙하산으로 내려오고 있다며, 불공정 재취업 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감사를 정식으로 청구했다.


아울러 감사원에 △금감원장의 인사 개입 의혹 조사 △인사혁신처의 거래소 취업심사대상기관 지정 △공직자윤리위원회의 부실한 심사 제도 개선 △감독·피감기관 간 이해충돌 방지 장치 법제화 △금감원 고위직 퇴직자 전수조사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거래소는 이번 달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인 한구 신임 파생상품시장본부장(부이사장)을 선임한 바 있다. 지난 2016년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을 시작으로 2019년, 2023년에 이어 이번까지 무려 9년간 4명 연속으로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이 거래소 핵심 보직을 독점하게 된 것이다.


노조 측은 이번 낙하산 인사가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병로 거래소 노조 부위원장은 “프로축구 경기장에서 90분 내내 휘슬을 불던 심판이 경기가 끝나자마자 한쪽 팀 감독석에 앉습니다. 이런 리그를 공정하다고 할 수 있나”라며 “어제까지 거래소를 감독하던 금감원 임원이 오늘은 거래소 이사 자리에 앉습니다. 이 어처구니없는 역할 바꾸기가 무려 9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의 파생상품 경력은 제로”라며 “운전 한번 안 해본 사람에게 운전대를 맡긴 격”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는 취업심사 제도의 사각지대를 꼬집으며 절차적 투명성 확보를 주문했다. 나아가 이번 감사 청구가 단순한 인사 반발을 넘어 공직사회 전반의 윤리 점검 차원임을 분명히 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오늘 감사 청구 사례처럼 퇴직 후 유관기관의 특정 직위에 관행적으로 재취업하는 경우도 심각한 문제”라며 “재취업심사 과정에서 윤리위원회 위원 명단, 회의록, 심사 결과 자료 등이 비공개돼 재취업심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강화가 매우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도 “오늘 감사 청구는 한 자리의 인사를 다투는 절차가 아니다. 공직윤리 제도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지 묻는 시민적 요구”라며 “감사원은 이번 사안을 엄정히 감사해야 한다. 인사 과정만 볼 것이 아니라 거래소가 왜 취업심사 사각지대에 놓였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들은 향후 주총 결의 취소 등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거래소 노조 관계자는 “만약 감사 결과, 이번 인사가 부적절했다는 결론이 나온다면 지난 13일 진행된 주총 선임안에 대한 결의 취소 소송 등 추가적인 쟁송 절차에 나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관주 기자 p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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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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