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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發 성과급 후폭풍] ①‘이익의 N% 성과급’ 청구서, 산업계 뇌관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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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22 07:04:04   폰트크기 변경      
현금 대신 주식 준다…삼성전자 노사 ‘실리콘밸리식 밸류업’ 보상으로 타협점 찾다

그래픽:대한경제


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하루 앞두고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 극적 도출
기존 OPI 상한 사수하고 ‘지급률 한도 없는’ DS 특별경영성과급 신설…전액 자사주 지급
최장 2년 보호예수 걸린 ‘실리콘밸리식 주식 보상’…삼성發 보상체계 실험 본격화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총파업 위기를 멈춰 세우고, 국내 제조업 역사에 남을 파격적인 보상 실험을 선택했다. 단기 현금 보상을 요구해 온 노동조합과 대규모 현금 유출에 따른 재무 부담을 줄여야 했던 사측이 ‘자사주를 통한 중장기 주식 보상’이라는 해법을 찾아내면서다.

구글, 애플 등 미국 실리콘밸리 빅테크 기업들이 인재 이탈을 막고 주주와 임직원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기 위해 활용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이나 성과연동주식보상(PSU) 제도의 틀을 국내 대기업에 이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획일적 현금 잔치 끝…자사주 성과급 시대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2026년 임금·성과급 잠정합의안’의 핵심은 기존 초과이익성과급(OPI)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반도체(DS) 부문에 별도의 ‘DS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한 점이다.

이번 합의에서 사측은 기존 OPI 상한선(연봉의 최대 50%)을 지켜내며 성과주의 체계의 정체성을 방어했다. 대신 새로 도입한 특별경영성과급에는 별도의 지급률 상한을 두지 않는 유연함을 발휘했다. 특별성과급 재원은 사업성과의 10.5% 수준으로 책정되며, 세후 금액 전액은 현금이 아닌 삼성전자 자사주로 지급된다.

지급된 주식 가운데 3분의 1은 즉시 매각할 수 있지만, 나머지 3분의 2는 각각 1년과 2년간 매각이 제한(보호예수)된다. 재계에서는 단기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려는 회사 측의 현실적 판단과 성과 공유의 제도화를 원했던 노조의 이해관계가 맞물린 절충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직원 보상을 주가와 직접 연동시켜 직원들을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에 참여하는 ‘주주형 인센티브 구조’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 메모리 최대 6억 vs 적자 사업부 1.6억

사업부별 보상 격차는 과거보다 더욱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DS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의 배분 비율을 ‘개별 사업부 60%, DS부문 공통 40%’ 구조로 설계했기 때문이다. 공통 조직의 지급률은 최고 성과를 낸 메모리사업부 지급률의 70% 수준으로 연동해 제한했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사업부별 성과급 규모 차이는 수억 원대에 달한다. 호황을 맞은 메모리사업부의 경우 기존 OPI와 신설 특별성과급을 모두 합산하면 1인당 세전 기준 최대 6억원에 가까운 역대급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적자를 면치 못한 사업부는 부문 공통 재원(40%)을 기반으로 산출된 지급률의 60% 수준만 적용받아 1인당 약 1억6000만원 안팎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내 형평성 논란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뒀다. DS부문을 제외한 DX(디바이스경험) 부문과 CSS사업팀 직원들에게는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타결금 형태로 정액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사업부 간 보상 구조 격차가 본질적으로 유지되는 만큼 향후 사내 갈등이 재차 불거질 불씨는 남았다.

◇ 10년짜리 장기 목표 연동…‘밸류업 실험’

이번 합의안이 남다른 점은 성과급 지급 기준을 단일 연도 실적이 아니라 향후 10년에 걸친 장기 실적 목표와 결부됐다는 점이다. 노사는 DS 특별경영성과급의 실제 지급 조건으로 ‘2026~2028년 DS 누적 영업이익 200조원 이상’ ‘2029~2035년 누적 영업이익 100조원 이상’ 달성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이는 반도체 업황 사이클에 따라 매년 반복돼 온 성과급 과열 논란을 완화하기 위한 장치다. 장기 고성과 구간에서만 추가 보상이 작동하도록 설계함으로써 회사 측의 무제한적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최장 2년의 보호예수 조건을 걸어 글로벌 반도체 인재 확보 경쟁 속에서 핵심 인력들의 이탈을 막는 ‘록인(Lock-in)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직원들이 회사에 남아 주가를 함께 끌어올리도록 만드는 구조다.

재계 관계자는 “향후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동차, 배터리, 조선 등 주요 제조업 노사 협상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주식 보상 청구서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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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dorothy@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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