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비(非)의료인의 미용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내년 10월 문신사법 시행을 앞두고 1992년부터 유지돼 온 기존 판례가 34년 만에 뒤집히면서 문신 시술을 둘러싼 법적ㆍ사회적 혼란을 정리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 |
|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1일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ㆍB씨의 상고심에서 벌금형을 선고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파기하고 사건을 하급심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두피 문신 시술을, B씨는 서화 문신(레터링 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각각 재판에 넘겨졌다.
1ㆍ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들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앞서 대법원은 1992년 눈썹 문신 시술을 ‘의료인이 행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의료행위’라고 판단한 이래 지금까지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불법으로 보는 입장을 이어왔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날 기존 판례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통상적인 미용 문신 행위는 대부분 질병 예방이나 치료와 직접 관련 없이 이뤄진다”며 “문신 시술은 미적인 지식과 기능, 경험이 요구되는 영역으로, 반드시 의료인 수준의 전문 의학 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문신은 전문 의료인이 등장하기 전부터 광범위하게 행해져 왔으며, 이제는 일반인이 자연스럽게 접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법원은 판례를 바꾼 배경으로 의료 환경과 사회 인식의 변화를 들었다. 문신 기계의 안전성이 향상되고 위생 관리 수준이 높아진 데다, 의료 접근성 역시 과거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신 시술을 받을지 여부는 자신의 신체를 통해 개성을 표현하고 행복을 추구할 것인지에 관한 개인의 자유로운 결정 영역”이라며 비의료인에게 문신 시술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행복추구권과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대법원은 “문신사법 등 시행 전이라도 형법이나 공중위생관리법 등 관련 법령이 정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경우(예컨대 문신시술자의 업무상 과실로 상해를 입히는 경우) 이에 따른 형사처벌 가능성이나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한 규제 도입의 가능성을 전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승윤 기자 lees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