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오른쪽)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협정 개정안에 서명하는 모습./사진:연합 |
[대한경제=조성아 기자]유럽연합(EU)과 멕시코가 상호 관세 인하를 골자로 한 무역협정 개정안에 서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압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측이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교역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AFP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22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제8차 EU·멕시코 정상회의에서 현대화된 글로벌 협정과 잠정 무역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은 2000년 체결된 기존 EU·멕시코 무역협정을 개정한 것이다. 상품 교역뿐 아니라 서비스, 투자, 디지털 무역, 정부 조달, 농식품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넓히고, 양측 교역에 남아 있던 관세·비관세 장벽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자동차 부품과 농식품 분야의 교역 확대가 주요 내용으로 꼽힌다. 협정에는 자동차 부품 수출을 촉진하기 위한 장치가 포함됐고, 파스타·초콜릿·감자·통조림 복숭아·달걀·일부 가금류 제품 등에 대해서는 관세 인하 또는 무관세 혜택이 적용될 전망이다. 멕시코는 또 유럽산 와인·맥주·식품 등 지역 특산품에 대한 지리적 표시 보호도 확대하기로 했다.
양측은 공동성명에서 “중대한 변화와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시기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대·심화·현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U 측은 이번 협정이 양측 관계의 새로운 장을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협정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 기조에 대응하려는 성격도 강하다. EU는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수출 부담이 커진 상황이고, 멕시코 역시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체제 아래 있으면서도 미국의 관세 압박을 받아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앞서 미국 중심의 교역 구조에서 벗어나 “다른 지평”을 열 필요가 있다며 교역 다변화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공급망 재편도 협정의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EU와 멕시코는 미국 관세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중국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는 데도 이해를 같이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EU 관계자는 AFP에 멕시코가 미국뿐 아니라 중국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도 줄이려 하고 있으며, 유럽 역시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협정이 곧바로 전면 발효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협정은 향후 유럽의회 승인 등 관련 절차를 거쳐야 한다. 비준 절차가 마무리되면 양측 교역은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농식품, 서비스, 디지털 무역, 전략 원자재 협력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조성아 기자 jsa@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