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법 개정안 처리 기준 불명확
LH 통보 뒤 재추첨 조합ㆍ업계 혼란
상가분양ㆍ해외설계사 논란까지
“제도가 현장을 못 따라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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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한형용ㆍ이종무 기자] <대한경제>가 지난 21일 주최한 대한도시정비포럼 제3차 세미나에서는 도시정비법 개정 쟁점 등 도시정비 3대 현안을 중심으로 조합 관계자와 전문가가 직접 질문을 주고받는 밀도 높은 소통의 장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주 <정비톡>은 세미나 현장에서 쏟아진 뜨거운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조합이 꼭 알아야 할 핵심 현안에 대한 후담을 담았습니다.
한= 대한도시정비포럼 3차 세미나에서 임대주택 선추첨 문제가 뜨거웠던데요.
이= 한마디로 “법적으로 정리도 안 됐다”는 겁니다. 한국주택협회 등에서 강하게 문제 제기를 했지만,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핵심은 이거예요. 관리처분 전에 임대주택 동호수를 먼저 추첨해놓으면 그게 고정이 되는 거냐, 그런데 이후에 설계변경이 생기면 어떻게 되느냐는 거죠.
한= 설계변경이 생기면 추첨해놓은 동호수 자체가 사라지거나 바뀔 수도 있잖아요.
이= 맞습니다. 그게 문제의 핵심이에요. 조합원 추첨도 아직 안 된 상태에서 임대를 먼저 뽑아놨는데 사업시행인가 변경이 생기면 그때 조합원들도 평형 변경 절차를 밟잖아요. 그러면 임대주택도 다시 추첨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거냐, 이미 추첨 결과를 LH에 통보했다면 그걸 번복하는 게 계약 위반이 되는 거 아니냐에 대한 혼선입니다. 대한도시정비포럼 전문위원인 김미현 법무법인 현 변호사도 “아직 시행령이 나오지 않아서 알 수가 없다”고 했을 정도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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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경제>가 주최한 대한도시정비포럼 제3차 세미나가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래미안 갤러리 아트홀에서 성황리에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이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
한= 비슷한 문제가 지역주택조합에서도 있었죠.
이= 지주택은 가입할 때 동호수를 지정해서 들어오거든요. 근데 사업 중에 설계가 바뀌면 그 동호수 자체가 없어지는 경우가 생겨요. 그걸 비슷한 위치로 배정하는데 결국 조합 임의대로 결정하는 게 되는 거죠. 랜덤 추첨이라는 원칙이 사라지는 겁니다. 이번 임대 선추첨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거고요.
한= 개포주공 상가 조합원이 아파트를 받을 수 있냐는 질문도 나왔죠.
이= 작년까지 업계가 뒤집혔던 사안이에요. 신반포 2차 판결에서 상가 조합원에게 정관으로 아파트 분양 비율을 정하는 게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가 다시 뒤집혔습니다. 지금은 가능한 걸로 정리됐어요. 다만 협의 단계가 전부입니다. 초기에 상가 측이 얼마나 유리한 조건을 정관에 넣느냐가 핵심이에요. 나중에 조합이 정관을 바꾸려 해도 법원에서 신뢰 이익 위반으로 원래대로 돌려놓은 사례도 있거든요.
한=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이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했죠.
이= 상가 조합원이 조합원 분양가가 아니라 일반 분양가로 아파트를 받겠다고 먼저 제안하면 조합에서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거예요. 상가가 포함되면 대지 면적도 넓어지고 용적률도 이득이 생기는데, 일반 분양 수입이 줄지 않는다면 윈윈이라는 거죠. 서로 다 내놓으라고만 하다가 사업이 엉키는 게 현실인데, 먼저 양보하는 쪽이 사업을 살리는 셈이라고 했습니다.
한= 해외 설계사 수십억 논란도 뜨거웠어요.
이= 청담 르엘이 도마에 올라왔습니다. 포럼 전문위원인 이정석 정림건축 사장이 먼저 문제를 꺼냈는데요. “아파트 설계 기술력은 국내사가 해외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해외사는 사실상 외관 디자인 역할에만 한정되는데, 설계사 두 곳이 수년을 일하고 받은 금액은 50억원 수준인 반면 해외사는 6개월에서 1년 작업으로 그보다 훨씬 많이 받아간다”고 꼬집었습니다.
한= 설계 기술력만 놓고 보면 국내사가 해외사에 뒤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왔죠.
이= 김제경 소장은 “유명 해외 건축가가 폼 잡고 사진 한 장 찍어주면 조합원들이 찍어주더라”며 소비자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했어요. 다만 건설업계 한 참가자는 노먼 포스터처럼 외관만이 아니라 내부 설계까지 연계해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며, 모든 해외 설계사를 같은 선상에서 봐선 안 된다고 반론을 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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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경제>가 주최한 대한도시정비포럼 제3차 세미나에서 한형용 도시정비팀장(사진 왼쪽)과 발표자들이 조합관계자들과 질의웅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안윤수기자 ays77@ |
한= 종합하면, 조합이 입찰 공고 단계에서부터 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로 들리네요.
이= 건축사업계 한 참가자는 이 부분을 명확히 짚었어요. 입찰 공고에서 해외 설계사 참여 조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구조로 가든가, 아니면 컨소시엄을 제한하든가 해야 한다는 거죠. 수주전 때만 잠깐 나타났다 수십억 받고 사라지는 구조에 조합원 돈을 써선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한= 법은 만들었는데 현장은 아직 준비가 안 됐다는 게 문제네요. 임대 선추첨은 취지는 좋지만 시행령이 없고, 설계변경이 생기면 어떻게 할지 아무도 모릅니다. 상가 분양은 판례가 뒤집혔지만 결국 초기 협의력이 전부고, 해외 설계사 논란은 조합원 돈이 어디로 새는지 정작 조합원은 모릅니다. 제도가 현장을 앞서가는 게 문제가 아니에요. 제도가 현장을 모르는 게 문제입니다. 대한도시정비포럼이 정비사업 조합과 소통하며 그 간극을 메울 수 있길 기대합니다.
한형용ㆍ이종무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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