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업성 검토 비용 부담 커…“사업 무산돼도 보상 근거 불명확”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대상지 공모형 민간투자사업이 교정시설과 공공청사, 공공복합시설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제안 준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매몰비용을 일부 보전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대전구치소 신축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에 대한 사업참여 의향서 제출을 지난 21일 마감했다.
업계에서는 계룡건설과 쌍용건설 등이 해당 사업 참여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제안서 제출은 가능하고 참여 컨소시엄 변경도 가능한 만큼, 다음 달 22일 예정된 사업제안서 제출이 마감돼야 참여사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법무부는 오는 6~7월 중 우선협의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대전 유성구 방동 일원 28만2002㎡ 부지에 1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전구치소를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는 2486억원 규모로, 대상지 공모형 민자사업 방식으로 추진된다.
대상지 공모형은 주무관청이 부지와 기본 방향을 제시하면 민간이 사업계획과 설계, 운영 방안 등을 제안하는 구조다. 기존 민간제안 방식보다 사업 불확실성을 줄이고 경쟁을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민자사업 방식으로 꼽힌다.
우선협의대상자로 선정된 업체는 주무관청과 협의해 선정일로부터 1년 이내에 최초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우선협의대상자는 최초제안자 자격을 부여받는다.
현재 우주항공청은 신청사, 우주상황정보인식관 건립사업을 이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서 서울시도 △구로구 개봉동 공영주차장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특계5 부지 △강서구 개화산역 공영주차장 △서초소방학교 부지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후문주차장 부지 개발 등을 대상지 공모형 방식으로 추진해왔다.
이 밖에 부산광역시와 청주시 등도 해당 방식을 활용한 개발사업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대상지 공모형 민자사업 추진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 방식이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상지 공모형은 기획제안 단계부터 상당 수준의 설계 검토와 사업성 분석이 요구된다. 이후에도 주무관청 요구에 따라 설계 변경과 추가 검토가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투입되지만 사업이 무산될 경우 투입 비용을 보상받을 수 있는 근거가 불명확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까지 1~2년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며 “우선협의대상자로 선정되면 이 기간 동안 사업의 중도하차가 쉽지 않으며 주무관청에 끌려가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업체 입장에서는 상당한 리스크를 안고 참여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획예산처와 KDI 공공투자관리센터 등도 이 같은 제안 투입 비용 보전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보상 체계 마련은 사업을 추진하는 지자체와 참여 업체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대상지공모형 민자사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간이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는 일정 수준의 ‘제안 보상비’ 제도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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