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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횡단보도 약간 벗어나도 보행자 보호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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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26 15:23:55   폰트크기 변경      
우회전 차량 일시정지 의무 인정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약간 벗어난 지점에서 도로를 건너고 있었더라도 우회전하려는 운전자에게 일시정지 의무가 있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정문/ 사진: 대한경제 DB


헌재는 교통사고 피해자인 A씨가 “운전자 B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헌법소원 심판 사건을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받아들였다고 26일 밝혔다.

B씨는 2024년 1월 서울 서초구의 한 도로에서 우회전하면서 일시 정지하지 않아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A씨를 치었다. 이 사고로 A씨는 전치 6주의 상해를 입었다.

2022년 1월 개정된 도로교통법 제27조 1항은 보행자 보호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기존의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도 운전자가 일시정지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검찰은 “A씨가 횡단보도를 벗어난 지점에서 도로를 횡단하다가 사고를 당해 ‘횡단보도에서의 보행자’로 보기 어렵다”며 B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에 A씨는 B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자신의 평등권 등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사고 당시 자신이 횡단보도 안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설령 사고 시점에 횡단보도 안이 아니었더라도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그 앞에 서 있었던 만큼 도로교통법상 ‘횡단보도를 통행하려고 하는 때’에 해당한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헌재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헌재는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던 중 외부 요인이나 걸음걸이, 관성 등의 우연한 사정 등으로 횡단보도를 약간 벗어난 지점에서 사고가 발생했더라도 전체적으로 횡단보도를 통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도로교통법상 ‘보행자가 횡단보도를 통행하고 있을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A씨의 경우 횡단보도 앞 인도에 설치된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볼라드) 사이에 서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차량 통행 여부를 확인하고 횡단보도로 걸음을 옮겨 횡단보도를 통행하려는 의사를 외부로 표시했다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특히 헌재는 “A씨가 의도적으로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횡단을 시작하거나 횡단보도에서 벗어날 이유를 찾기 어려운 데다, A씨의 보행방법이 지나치게 이례적인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며 “사고가 횡단보도를 약간 벗어난 지점에서 발생했더라도 도로교통법에 따라 B씨에게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정지를 해야 할 의무가 발생했다는 점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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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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