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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사기 당한 차주… 대법 “차 돌려받으려면 매매대금도 반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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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27 14:58:11   폰트크기 변경      
사기꾼에 속아 송금했지만… “차량 인도ㆍ대금 반환은 동시이행 관계”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중고차 매도인이 매수인으로부터 받은 차량 매매대금을 사기꾼에게 속아 송금했더라도 차량을 돌려받으려면 매수인에게 받은 대금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초동 대법원 청사/ 사진: 대법원 제공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차량 소유자였던 A씨가 중고차 매매업체 운영자인 B씨를 상대로 낸 자동차 인도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2023년 11월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에 자신의 차량을 470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렸다.

문제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사기꾼이 차량 거래에 끼어들면서 시작됐다. 사기꾼은 A씨에게는 ‘차량을 3850만원에 사겠다’며 중고차 매매업자 B씨인 것처럼 행세했고, 동시에 B씨에게는 자신이 A씨로부터 차량을 샀다고 속여 해당 차량을 3850만원에 넘기겠다고 접근했다.

이후 A씨는 “판매자가 직접 차를 가지고 온 사실을 매수인이 알게 되면 원하는 가격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사기꾼의 요청에 따라 탁송기사인 척하며 차량과 각종 서류를 B씨에게 넘겼다. 차량을 넘겨받은 B씨는 사기꾼이 알려준 A씨 계좌로 3850만원을 송금했다.

그런데 사기꾼은 A씨에게 “세금 때문에 그러니 3850만 원이 입금되면 이를 다시 지급해달라, 그러면 4700만원을 다시 보내주겠다”고 말했고, 이에 속은 A씨는 B씨로부터 받은 돈을 사기꾼의 계좌로 보냈지만 사기꾼은 그대로 잠적했다. 돈도, 차량도 모두 잃을 처지에 놓인 A씨는 ‘유효한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며 B씨를 상대로 차량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1ㆍ2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차량 매매계약이 성립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B씨는 A씨에게 차량을 돌려줘야 하고, A씨도 B씨에게 차량 매매대금을 돌려줘야 한다고 판결했다.

반면 2심은 “A씨에게 금전적 이익이 실질적으로 귀속되지 않아 매매대금 반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공평ㆍ정의의 이념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B씨의 차량 인도 의무만 인정해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2심의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1심과 마찬가지로 A씨가 차량을 돌려받으려면 B씨에게 매매대금을 돌려줘야 한다는 게 대법원의 판단이다.

대법원은 “비록 성명불상자의 사기 범행이 개재됐다고 하더라도 A씨의 자동차 인도 행위와 B씨의 대금 지급 행위는 분리할 수 없는 일련의 행위”라며 “자동차가 B씨에게 실질적으로 귀속된 이상, A씨에게 지급된 매매대금도 다르게 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자동차를 이미 인도했으므로, 사기꾼의 요청에 따라 매매대금을 반환하게 되면 자동차와 매매대금 중 어느 것도 받지 못할 위험이 있다”며 “이런 반환행위는 통상의 거래관념상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거래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대법원은 “A씨가 그런 위험을 알았거나 알 수 있음에도 이를 무릅쓰고 매매대금을 반환했다면, 이는 매매대금이 A씨에게 귀속된 이후의 사정이자 별도의 처분행위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A씨가 더 많은 매매대금을 받기 위해 사기꾼의 요청에 따라 탁송기사인 것처럼 행동한 점을 근거로 “A씨에게 부당이득 반환 의무를 부담시키는 게 공평ㆍ정의의 이념에도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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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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