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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중동발 공급 충격에도 반도체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이어지면서 한은 내부의 긴축 기조도 한층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은 28일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0.6%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22년(2.7%)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 전망치다. 잠재성장률(약 1.8%)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성장률 전망 상향 폭도 이례적이다.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0.6%p 올린 것은 2021년 5월(3.0%→4.0%) 이후 5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예상보다 강한 반도체 경기와 정보기술(IT) 수출 확대가 성장률을 0.7%p 높이고 정부 추경과 증시 호황도 각각 0.2%p, 0.1%p씩 성장률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전쟁이 올해 성장률을 0.4%p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반도체 경기와 수출 확대가 이미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2.1%로 상향 조정됐다. 한은은 유가가 점차 하락하는 가운데 IT기업 실적 호조에 따른 소득여건 개선이 소비 모멘텀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 전망 역시 크게 높아졌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2.7%로 상향됐다. 중동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에 따라 석유류 가격 상승과 고유가 충격의 시차 효과가 여타 품목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반영한 결과다. 내년 물가 전망치 역시 기존 2.0%에서 2.3%로 높였다.
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전망 수정의 핵심을 단순한 올해 성장률 상향이 아니라 중기 전망까지 함께 높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신 총재는 “성장세 상향 조정은 일시적 흐름이 아니라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반도체는 단기간에 생산을 늘릴 수 있는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일각에선 사이클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한은 내부적으로도 금리 인상 기조를 보다 강하게 반영하는 분위기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향후 “기준금리 인상 시기 등을 결정하겠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긴축 기조를 강화했다. 6개월 후 조건부 기준금리 전망에서도 연내 기준금리가 3.25%까지 오를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 총재 역시 “현재 성장과 물가, 금융안정 측면 모두 금리 인상이 필요한 상황을 가리키고 있다”고 언급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향후 인상 속도와 폭에 대해서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성장세와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경우 한은이 예상보다 오랜 기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3% 내외 물가 흐름과 금융안정 리스크가 이어질 경우 한은이 단순한 일회성 인상이 아니라 ‘Higher for Longer’(고금리 장기화) 성격의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7월 금리 인상 가능성도 단순한 테일 리스크가 아니라 현실적인 정책 시나리오로 볼 필요가 있다”며 “성장세가 예상보다 견조한 만큼 물가 상방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는 인상에 가까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 7월과 10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해 연말 기준금리를 3.00%까지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동 사태가 완화되더라도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동시에 상향된 만큼 금리 인상 방향 자체가 되돌려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환율과 금융안정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최소 두 차례의 인상이 필요할 수 있다”며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와 물가 압력이 이어질 경우 내년 중 기준금리가 3.25% 이상으로 높아질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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