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서울변회, ‘감정인 평가’ 전국 최초 실시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5-28 15:39:09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감정인 평가’에 나선다.

건설ㆍ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감정 결과가 사실상 소송의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개별 사건을 넘어 사법제도 전반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변회(회장 조순열)는 오는 9월30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감정인 평가를 접수한다고 28일 밝혔다.

평가는 변호사들이 소송 수행 중 직접 경험한 법원 지정 감정인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평가 항목인 △윤리성ㆍ중립성을 비롯해 △절차 진행ㆍ소통 △전문성 △기간 준수와 사후관리 △감정료 등 5개 항목(10개 문항)을 합쳐 100점 만점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건설 분야를 비롯해 의료ㆍ회계ㆍ지식재산 등 다양한 재판에서 감정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감정 결과는 소송의 승패는 물론, 손해배상 액수 등 소송가액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하자소송 등 건설 관련 분쟁에서는 감정 결과가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분쟁의 원인 등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 이를 해결하려면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만큼, 건설 분야의 비(非)전문가인 판사들로서는 전문가의 감정 결과에 크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에 민사소송법은 감정인이 ‘양심에 따라 성실히 감정하고, 만일 거짓이 있으면 거짓감정의 벌을 받기로 맹세한다’라고 선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형법은 법률에 따라 선서한 감정인이 허위로 감정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감정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비슷한 감정 항목이라도 감정인마다 의견이 다를 뿐만 아니라, 관련 비용을 산정할 때도 저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 그야말로 ‘복불복(福不福)’인 셈이다.

그러나 법원이 감정인을 통제할 만한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지금은 재판이 끝난 뒤 재판장이 감정인을 평가해 연말에 부적격자를 가리는 사후관리 수준에 그치고 있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지난 2023년 사법정책연구원이 내놓은 ‘민사건설재판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7∼2021년 전국 법원에서 공사비 등 감정인이 선정된 사건 1만1162건 가운데 평정 결과가 입력된 경우는 263건(2.35%)에 그쳤다.

게다가 감정 절차가 지연되거나, 부실 감정 문제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서울변회는 회원 설문조사와 심포지엄 등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모아 제도 개선에 나섰다. 직무상 다양한 감정인을 직접 만나는 변호사들이야말로 감정인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는 관련 TF와 감정인평가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공정성과 신뢰성에 기반한 평가 체계를 만들기 위한 연구와 논의를 이어왔다.

아울러 서울변회는 회원들이 제출한 감정인 평가가 법원의 감정인 선정과 명부 등재 절차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법원행정처 등 관계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평가 데이터를 쌓아 우수 감정인을 발굴하고, 부실 감정이나 절차 지연 등의 문제 개선을 유도해 재판상 감정의 질적 수준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계획이다.

앞서 서울변회는 법관 평가 제도와 사법경찰 평가 제도 등을 전국 최초로 시행한 경험도 있다.

조 회장은 “감정인 평가 제도 역시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올바른 재판 환경과 공정한 사법문화를 확립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정치사회부
이승윤 기자
leesy@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