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 노총 타워크레인 노조의 공동 총파업으로 전국 크레인의 85% 이상이 멈추면서 대·소형 건설 현장이 거의 마비 상태에 있다. 노측은 15%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경기 침체로 장비 가동률이 30%대까지 급감해 파산 지경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금 현장에선‘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이 확대되면서 노조의 교섭력과 투쟁 수위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노조 입장에선 현장을 멈춰 세우면 원청을 직접 압박하는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타워크레인이 멈추면 골조 공사와 자재 인양 등 후속 공정 전체가 중단된다. 비노조 인력을 투입하려 해도 노조원들의 장비 점거와 작업 거부가 이어질 경우 대체 자체가 쉽지 않다. 일부 현장에서는 파업이 시작되자 노조원들이 타워크레인에서 내려오지 않아 공사가 사실상 중단된 사례도 나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노사 타협’ 주문이 아니다. 건설업처럼 다단계 협업 구조가 일반화된 산업에서는 제조업과 동일한 기준으로 사용자성을 확대 적용할 경우 현장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원청의 안전·공정 관리 역할과 노동법상 사용자 책임을 구분하는 구체적 기준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안전관리와 공정 통제를 이유로 한 현장 개입까지 모두 사용자성으로 연결될 경우 원청은 사실상 상시 파업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동시에 타워크레인과 레미콘처럼 전체 공정을 좌우하는 핵심 분야에 대해서는 최소 공정 유지 장치와 대체 인력ㆍ장비 확보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파업이 발생하더라도 현장 안전과 필수 공정은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장기적으로는 원청·하청 책임 구조를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의 건설산업 구조개선 논의도 병행돼야 한다. 노동권 보호와 산업 운영 안정성 사이 균형점을 찾지 못한다면 건설현장의 셧다운 위기는 앞으로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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