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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도시정비포럼 전문위원 칼럼] 신통기획 vs 착착개발, 정비사업 활성화의 진짜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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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01 05:00:16   폰트크기 변경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

대한도시정비포럼은 <대한경제>가 만든 업계, 전문가, 조합(추진위)이 한 자리에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는 민간 협력 플랫폼입니다. 매주 각 분야 전문위원들의 시장분석을 들려드립니다.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는 정비사업 관계자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지자체장이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만큼, 정비사업의 속도와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반 부동산 투자자들은 조정대상지역 지정이나 세금ㆍ대출 규제 등 중앙정부 정책에 민감하지만, 정비사업 조합은 인허가권자인 지자체장의 성향에 사업 운명이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세훈 후보는 현직 시장 재임 시절부터 추진해온 ‘신통기획’과 ‘닥공(닥치고 공급)’을 앞세우며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정원오 후보는 ‘착착개발’을 내세우며 기존 15년 걸리던 사업 기간을 10년으로 단축하겠다고 공약했다. 두 후보 모두 정비사업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공약의 디테일을 들여다보면 이미 시행 중인 내용이나 국토교통부 대책을 그대로 옮긴 수준에 그쳐, 실질적인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비사업 지연의 실질적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인허가 법정기한 미준수다. 도시정비법상 조합설립ㆍ사업시행ㆍ관리처분인가는 신청 후 30∼60일 내 처리가 원칙이지만, 실제로는 빨라야 3개월, 통상 6개월∼1년씩 걸리는 게 다반사다. 처벌 규정이 없어 구청이 서두를 유인이 전혀 없는 탓이다. 이 기간만 단축해도 조합 입장에서 최소 1∼2년을 아낄 수 있다. 금융비용과 공사비 절감 효과도 상당하다. 용적률 인센티브보다 속도를 높이는 것이 조합 사업비 절감에 더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둘째는 과도한 설계 개입이다.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스카이브릿지 등 창의적 설계가 ‘위화감 조성’을 이유로 번번이 퇴짜를 맞는다. 심지어 문주(門柱) 디자인이 화려하다는 이유로 제동이 걸리거나, 위원이 공사비 과다를 이유로 조합원이 원하는 설계를 막는 사례도 있다. 서울시는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아파트를 탈피하자고 말하면서도, 정작 틀을 깨는 시도는 심의 단계에서 차단하고 있는 셈이다. 


셋째, 과도한 소셜믹스 강요다. 조합원이 원치 않는 기부채납 시설 요구, 임대주택 동호수 혼합 강제 등이 대표적이다. ‘한강뷰 임대주택’ 논란처럼 조합원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조건을 사실상 인허가권을 볼모로 강요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는 이를 수용하고 사업을 진행한 반면, 한강맨션 재건축은 조합장이 해임되는 사태로 이어졌다. 받아들이면 사업이 진행되고, 거부하면 사업이 멈추는 구조의 고착화는 멈춰야 한다.

정비사업 조합이 서울시에 바라는 건 파격적인 지원이 아니다. 종상향, 용적률 인센티브, 사업비 지원 같은 거창한 혜택을 기대하기보다, 법정기한 준수ㆍ불필요한 설계 간섭 배제ㆍ과도한 공공기여 요구 철회 등 기본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든 본질은 같다. 인허가권자가 결격사항 없는 조합에 제때 허가를 내주고, 과도한 개입을 멈추는 것만으로도 정비사업은 충분히 속도를 낼 수 있다. 거창한 공약보다 기본을 지키는 것, 그게 정비사업 활성화의 진짜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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