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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임금제 폐지·노란봉투법까지…엔지니어링업계 '노무 리스크'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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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01 06:00:30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안재민 기자] 포괄임금제 폐지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노란봉투법이 본격 시행되면서 건설엔지니어링업계에 ‘노무 리스크’가 새로운 경영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프로젝트 중심 산업 특성상 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데다, 원ㆍ하청 교섭 범위 확대에 따른 부담까지 겹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괄임금제 폐지는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 가운데 ‘일ㆍ가정ㆍ삶이 공존하는 행복한 일터’에 포함됐다.

정부는 일ㆍ생활 균형 촉진을 위해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마련과 포괄임금제 원칙적 금지, 노동시간 적용 제외ㆍ특례 업종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도 최근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을 마련해 현장 적용에 나섰다. 포괄임금제는 별도 법률에 규정된 제도는 아니지만, 대법원 판례에 따라 노사 합의를 전제로 운영돼 왔다. 그동안 기업들은 연장ㆍ야간ㆍ휴일근로수당 등을 일정 금액으로 묶어 지급하는 방식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수당을 산정하는 방향으로 제도 운영이 강화될 전망이다.

엔지니어링 업계가 이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산업 구조 자체가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실제 대형 엔지니어링사 상당수는 포괄임금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설계와 건설사업관리(CM), 사업관리(PM) 등 대부분의 업무가 발주 일정과 인허가, 민원, 현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이뤄지는 특성을 고려한 것이다. 특정 시기에 업무가 집중되는 반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기간도 존재한다.

특히 건설사업관리 현장은 실시간 발주처 대응 및 현장 점검 등이 수시로 진행돼 근로시간을 일률적으로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A사 관계자는 “발주처 회의나 민원 대응, 현장 점검 등이 예고 없이 발생하는데 포괄임금제가 폐지되면 어떤 업무를 연장근로로 인정하고 관리할 것인지부터가 새로운 과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괄임금제가 반드시 장시간 근로를 조장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온다.

B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월 30~40시간 수준의 초과근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포괄임금제 도입을 꺼리고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는 방향으로 조직 문화가 바뀌었다”며 “포괄임금제가 폐지되면 초과 근무(OT) 시간 관리 등 경영진의 노무 부담만 커질 것”고 설명했다.

여기에 노란봉투법 시행도 업계의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개정 노동조합법은 사용자의 범위를 기존 ‘직접 근로계약 체결 당사자’에서 ‘근로조건을 실질적ㆍ구체적으로 지배ㆍ결정하는 자’까지 확대했다. 이에 따라 원청과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 노동자도 원청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측량과 BIM, 각종 조사ㆍ분석 업무 등 전문 외주가 일반화된 구조를 감안하면, 향후 원ㆍ하청 교섭 요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법원은 롯데면세점 협력업체 직원들이 휴게시간과 휴게시설 문제를 이유로 본사를 상대로 교섭을 요구한 사례에서 사용자성을 인정했는데, 이 같은 사례가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중대재해 대응과 안전관리가 핵심 과제였다면 앞으로는 노무ㆍ교섭 리스크까지 함께 관리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며 “포괄임금제 규제 강화와 노란봉투법 시행이 동시에 진행되면 업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민 기자 j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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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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