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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소유 ‘분양+임대’ 혼합 단지 현황. /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이종무 기자] 서울 한복판에 재건축이 필요한 노후 아파트 3만가구가 있다. 입지도 좋고 규모도 크다. 그런데 수년째 손도 못 대고 있다. 분양 아파트와 공공기관이 소유한 공공임대 아파트, 이른바 ‘혼합 단지’가 한 단지로 묶여 있다는 이유 하나 때문이다. 서울 주택 공급의 ‘히든 카드’로 거론되지만, 정작 현실은 제자리걸음이다.
4일 S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 등에 따르면 서울 내 SH 소유 단지 가운데 준공 30년을 넘겨 재건축 연한을 채웠거나 사업 추진이 가능한 노후 단지는 34곳, 4만6056가구(임대 3만9802가구)다. 이 중 혼합 단지는 강남구 수서1단지, 중랑구 신내9단지, 마포구 성산아파트 등 22곳, 3만938가구에 달한다.
이는 통상 서울에 필요한 연간 신규 주택 적정 공급량(약 4만가구)과 맞먹는 규모다. 이들 22개 단지 재건축 사업만 궤도에 올라도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특히 이들 혼합 단지 대부분이 교통 인프라를 갖춘 노른자위 입지에, 규모도 크다는 점에서 서울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대안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현실은 사실상 ‘시계 제로’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전체 소유자의 70% 이상 동의가 필요한데, 임대동 지분을 갖고 있는 SH의 동의 없이는 조합 설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분양 주민은 자산 가치 상승을 원하고, SH는 서민 주거 안정이 우선이다. 이해관계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구조인 데다, 분양동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임대동은 공공주택특별법(공특법)을 따로 적용받아 법적으로도 교착된다.
전문가들은 혼합 단지 재건축이 서울 주택 공급의 실질적 히든 카드가 되려면 근본적인 제도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서울 신규 주택 공급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대규모 가용 부지를 방치하는 것은 사회적 낭비”라며 “용적률 인센티브 등 민간과 공공이 윈윈할 수 있는 돌파구가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무 기자 jm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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