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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N% 성과급 요구는 위법 소지”… 경영계, 노조 이익 배분 요구에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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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31 15:15:08   폰트크기 변경      
경총,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 발표

“경영 성과 배분은 임금 아닌 경영권 고유 권한… 의무적 단체교섭 대상 될 수 없다”
삼성·현대차·SK·LGU+ 등 전 업종 확산세 직격… “주주 권리 침해하고 미래 경쟁력 훼손”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경영계가 최근 주요 대기업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영업이익 N% 성과급 명문화’ 요구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기업의 영업이익 등 경영 성과를 배분하는 성격의 금품은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임금이 아니므로, 단체교섭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이다. 이는 노조의 요구를 경영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로 규정하고, 향후 노사 협상에서 원칙에 따라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경영계의 총의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이하 경총)는 이 같은 재계의 공동 입장과 대응 방향을 담은 ‘노동조합의 기업 이익 배분 요구에 대한 경영계 특별 권고’를 수립해 전체 회원사에 공식 배포했다고 31일 밝혔다.


(앞줄 왼쪽부터) 김지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경총 회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이동근 경총 상근부회장이 5월14일 제38회 한국노사협력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경총 제공


경총은 최근 대기업 노조들이 단체협약에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명시해 달라고 요구하는 행태에 대해, “이는 기존의 격려금이나 성과급 제도와는 본질적으로 성격이 다르며 기업 이익의 직접적인 분할 체계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총은 특별 권고를 통해 기업이 창출한 이익의 본질적인 목적을 명확히 재정의했다. 기업의 이익은 단순히 당해 연도에 전액 소비하는 재원이 아니라,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미래 생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용 유지, 신규 투자, 연구개발(R&D), 재무구조 개선 등에 재투자돼야 하는 핵심 경영 자원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노조가 교섭권을 무기로 기업 이익의 선제적 배분을 요구하는 구조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근간인 주주의 권리를 정면으로 제약하고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해외 유수의 기업들 중에서도 이익의 일정 비율을 근로자에게 사전에 약정해 배분하도록 제도를 명문화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근거로 덧붙였다.

이 같은 경영계의 전면적 대응은 지난해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올해 삼성전자 노사가 ‘영업이익 기반 성과급’ 기준에 합의한 이후,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카카오 등 제조업과 IT·통신을 가리지 않고 산업계 전반으로 유사한 요구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실태를 정조준한 것이다. 노조의 압박에 밀려 성과급 기준을 이익과 직접 연동해 법제화할 경우, 향후 대내외 경기 악화나 위기 상황 시 기업의 유동성 관리에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재계의 위기감이 반영됐다.

경총은 노조의 요구가 법적 근거와 기존의 판례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경영 실적이나 성과에 따라 지급 여부와 지급 수준이 완전히 달라지는 성과 배분 성격의 금품에 대해 일관된 기준을 유지해 왔다. 해당 성과급은 근로의 제공과 직접적·밀접한 관련성이 없고, 환율이나 경기 등 근로자들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대외적 요인들이 지급 여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노동법상 임금의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의무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해야 하는 대상은 ‘임금, 근로시간, 복지, 해고 등 근로조건’에 한정된다. 경총은 “일반적인 기업의 이익 배분은 임금이 아닐 뿐만 아니라, 복지나 기타 대우의 범주에도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사측이 노조의 요구에 응할 법적인 의무가 전혀 없다”는 점을 회원사들에 주지시켰다. 더 나아가, 노조가 기업의 이익 배분 관철을 주된 목적으로 내걸고 파업을 벌이는 등 쟁의행위에 돌입할 경우, 이는 목적상 정당성을 상실한 위법한 쟁의행위가 될 수 있음을 노조 측에 명확히 경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총 관계자는 “기업의 장기 경쟁력과 투자 여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성과급을 운영하는 것이 노사 모두에게 이롭다”며 “단기적인 현금 위주의 보상 체계보다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등 주식 보상 제도를 적극 활용해 회사와 근로자의 이익을 중장기적으로 일치시키는 방향으로 성과급 제도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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