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바로가기
경제안보가 바꾼 투자 공식…한은 “설비투자 경기 동조성 약화”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기사입력 2026-05-31 15:25:36   폰트크기 변경      

그림=한국은행.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우리 경제에서 설비투자의 경기 동조성 약화, 해외직접투자(FDI) 확대, 군비지출·방산투자 증가 등 구조적 변화가 나타나는 배경에 경제안보 패러다임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중 패권경쟁과 팬데믹 공급망 병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부상한 경제안보가 국내 투자 흐름을 바꾸는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경제안보 패러다임의 부상과 우리나라 투자의 구조적 전환’에 따르면 경제안보 패러다임의 특징으로 상호의존성의 무기화, 핵심기술 및 전략자산 경쟁, 보호무역주의 확산, 복원력·안보 중심의 공급망 재편 등이 지목된다.

보고서는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인프라 등 전략자산이 특정 국가에 집중되면서 경제적 의존 자체가 국가안보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요국은 안보를 명분으로 수출입 제한과 기술 통제를 확대하고 있으며, 기업들의 투자 결정도 비용·수익성 중심에서 공급망 안정성과 기술 주도권 확보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변화는 국내 설비투자의 결정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설비투자 증감률을 SVAR 모형으로 분석한 결과, 안보·글로벌 요인의 기여 비중은 2001~2019년 평균 29.6%에서 2020년 이후 평균 43.9%로 14.3%포인트(p) 확대됐다. 특히 무역정책 불확실성(+8.7%p)과 지정학적 리스크(+4.0%p)의 기여도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반도체 산업의 안보·글로벌 요인 기여 비중은 2016~2019년 평균 33.1%에서 2020년 이후 평균 48.7%로 상승했고, 자동차 산업은 25.9%에서 50.9%로 확대됐다. 

해외직접투자 확대 역시 경제안보 요인이 핵심 동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SVAR 충격반응 분석 결과, 지정학적 리스크 충격 시 국내 설비투자는 위축되는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확대되는 ‘자본의 대외 전환’ 패턴이 관찰됐다. 글로벌 공급망 압력 충격에 대해서는 국내외 투자가 함께 확대되는 양상이 나타났다.

한은은 해외직접투자가 제조기반 공동화와 고용 유발효과 둔화 등의 부담 요인을 동반하지만, 보조금 수혜와 비관세 장벽 우회, 글로벌 기술표준 경쟁 참여, 대외순자산 축적 등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평가했다.


해외직접투자 확대를 글로벌 가치사슬 상위 단계 진입과 첨단 기술 생태계 접근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황설웅 한은 조사국 구조분석팀 과장은 “경제안보 패러다임 확산에 따라 진영 간 중복투자와 군비지출 증가는 설비투자 수요를 확대하는 반면, 공급망 다층화와 예방적 재고 확보 확대는 글로벌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국내 제조·수출 기반이 약화되지 않도록 글로벌가치사슬(GVC) 상단의 협상력을 활용하고 기술동맹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한편, 핵심 제조공정과 연구개발(R&D)의 국내 잔류 유인을 높이고 고숙련 인재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프로필 이미지
금융부
김봉정 기자
space02@dnews.co.kr
▶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대한경제i' 앱을 다운받으시면
     - 종이신문을 스마트폰과 PC로보실 수 있습니다.
     - 명품 컨텐츠가 '내손안에' 대한경제i
법률라운지
사회
로딩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