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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협상 교착 속 트럼프 ‘더 강화된’ 안 제시…새 국면 치닫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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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5-31 16:59:35   폰트크기 변경      
“트럼프, 협상 지연 불만과 특정 조항 우려”…핵합의ㆍ호르무즈 이견 계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백악관 제공]

[대한경제=강성규 기자]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측과 잠정 합의한 양해각서(MOU) 초안을 승인하지 않고 더 강화된 조건을 담은 수정안을 이란에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같은 결정은 협상 지연에 대한 불만과 특정 조항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최종 타결을 앞두고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파키스탄 등의 중재로 진행되는 협상 과정에서 이란 측의 답변이 늦어지는 데 좌절감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이란과 핵합의를 이끌어낸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차별성을 강조해온 만큼, 이번 합의안에 포함된 이란 동결 자금 해제 조항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더 강한 제안’이 역설적으로 협상 속도를 높이기 위한 압박 카드일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강화됐는지는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수정안 발송이 오히려 협상 전체를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파키스탄 등 중재자들을 통해 어렵게 조율된 합의안이 바뀐 만큼, 최고지도자와의 접촉 자체가 어려운 이란의 내부 결재 절차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이란이 큰 틀에서 공감한 합의안은 60일 휴전 연장 하에 군사 행동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를 맞바꾸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시작한 군사 작전을 멈추는 대신, 이란은 세계 에너지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란의 핵 프로그램 미래와 같은 가장 민감하고 까다로운 쟁점들은 이번 합의에서 제외됐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2시간에 걸쳐 고위 참모들과 회의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후 어떤 결정도 공식 발표하지 않아 최종 결정을 두고 막판 고심이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는 종전 협상이 끝내 불발할 경우 ‘군사 개입’ 압박에 다시 나섰다. 이란도 미국의 제재 등에 맞선 ‘보복 공격’을 시사하며 전쟁 재개 위기도 다시 고조되는 모양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미군의 해상 봉쇄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종전 협상 결렬 시 군사 개입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 “개방된 해협이 될 것”이라며 “전 세계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통행료 없는 해협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실제로 이날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를 향해 항해하던 감비아 국적 상선에 미사일을 발사해 항해를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군 측은 해당 선박이 “오만만에서 이란 항구를 향해 국제 수역을 통과하는 것이 목격됐다”며 “선박에 미 해상 봉쇄 위반을 통보하고 20차례 이상 경고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미 재무부는 전날 미국인이 통행료 지불 여부와 상관없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목적으로 이란과 합의하는 행위 일체를 금지한다고 발표하며 군사·경제 ‘동시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은 이날 성명을 통해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에 간섭하거나 항해를 방해하는 행위를 할 경우 “엄격한 군사적 보복을 맞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봉쇄 중이며 이곳의 통항은 IRGC 해군으로부터 받은 허가가 있어야만 할 수 있고,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통해서만 이동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페르시아만해협청을 통해 선박당 최고 200만 달러에 달하는 해협 통행료 징수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전후 재건에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만큼 당초 협상 과정에서 ‘전쟁 배상금’을 요구했는데,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인 만큼 통행료 확보를 통한 해협 통제권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강성규 기자 gg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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