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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능력 부족으로 해고하면서 ‘경영상 이유’ 통보… 法 “부당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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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01 10:24:33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이승윤 기자] 실제로는 업무 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고하면서 당사자에게 ‘경영상 이유’라고만 알렸다면 부당한 해고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 대한경제 DB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 부장판사)는 병원 운영자 A씨가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충북 음성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A씨는 B씨를 내과 진료과장으로 채용했다. A씨는 2024년 5월 B씨의 월급을 21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600만원 깎은 데 이어 두 달 뒤 ‘경영상 이유’를 들며 계약 종결 통보서를 전달했고, 근로계약은 8월 종료됐다.

이에 B씨는 충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냈다. 지노위는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지 않아 정당한 해고 사유가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B씨의 업무 능력 부족을 이유로 해고했음에도 경영상 이유로 해고한다고 통지했으므로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통지했다고도 보기 어렵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A씨는 지노위 판정에 불복해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지노위와 같은 이유로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B씨에게 사직을 권고하자 3차례에 걸쳐 퇴사일을 변경해 제안하는 등 별다른 이의 없이 받아들였고, 위로금 600만원도 지급했다”며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한 A씨는 B씨가 내과 전문의 자격이 없는데도 속였을 뿐만 아니라, 업무 능력이 저조했고 근무 태도가 불성실했다는 주장도 내놨다.

하지만 법원은 “B씨에 대한 해고는 절차적으로 위법할 뿐만 아니라 정당한 이유도 없다”며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근로관계가 합의 해지나 B씨의 자진 퇴사에 의해 종료됐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오히려 A씨가 B씨의 의사에 반해 일방적으로 근로계약 종료를 통보했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B씨가 계약 종료 통보를 받은 뒤 A씨에게 ‘권고사직이라는 오명을 받아 통탄할 심정’이라거나 ‘예고 없이 일방적으로 해고 통지를 했고, 법적 절차를 통해 근로자의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점 등이 이 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B씨가 퇴사일을 변경에 제안한 점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해고에 따른 후속 조치로 자신의 최종 근무일을 협의한 것일 뿐, 자발적인 사직 의사 표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가 위로금이라고 주장한 600만원 역시 노동청의 지급명령에 따라 지급한 미지급 임금일 뿐 위로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특히 재판부는 B씨를 해고할 만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을 인정하기도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는 경력 허위 고지, 업무수행 능력 저조 등을 이유로 B씨를 해고했음에도 이런 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고 단지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한다고 알렸다”며 “해고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승윤 기자 lee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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