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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와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회 위원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정책 대담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
[대한경제=김봉정 기자]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 경제의 강한 성장세와 반도체 수출 호조를 근거로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운신의 폭이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 이어 긴축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신 총재는 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별관에서 열린 ‘2026 BOK 국제콘퍼런스’ 정책대담에서 이자벨 슈나벨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와 최근 물가 흐름과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하며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통화정책을 조정하는 데 있어 장애물이 적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도 에너지 가격 충격에 민감하고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유로지역과 상당히 유사하다”면서도 “한국은 성장이 굉장히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신 총재는 올해 1분기 성장세를 언급하며 한국 경제의 회복력을 강조했다.
그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반면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12.3% 늘어났다”며 “보통 유가가 상승하면 교역조건이 악화돼 GDI 증가세가 GDP보다 둔화되지만 이번에는 에너지 가격 상승분을 반도체가 초과 보상했다”고 설명했다.
신 총재는 경제 성장세가 견조한 만큼 통화정책 결정 과정에서 마주하는 상충 관계도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통화정책 수행에서 늘 어려운 점은 경제가 약한데 인플레이션이 높을 때 얼마만큼 인플레이션에 주목해야 하느냐는 것”이라며 “경제가 굉장히 강건하고 내년 산출갭도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면 고려해야 할 딜레마가 적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환율을 고려해보면 모든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며 “한국은 훨씬 더 많은 운신의 폭을 가지고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다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경기 호조가 이어질 경우 명목 성장률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신 총재는 “아주 강력한 반도체 수치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명목 GDP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명목 GDP 성장률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보이며 이렇게 되면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과 공공부채 비율에도 유익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슈나벨 이사는 중동발 에너지 가격 충격이 세계 경제 전반의 물가 압력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 측면의 역방향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며 “성장률을 낮추고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종류의 충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은 에너지 순수입 지역인 만큼 미국보다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유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기업들의 판매가격 전망이 상승하고 있고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충격을 더 이상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슈나벨 이사는 “중앙은행은 언제나 데이터에 기반해 판단한다”며 “우리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고 매 회의마다 들어오는 데이터를 토대로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22년과 같은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이 재현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정책 대응도 당시와는 다를 것이지만 금리 인상이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봉정 기자 space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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