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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유리의 성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단열 능력이다. 단열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요즘에는 두 장 이상의 유리 사이에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장자리를 밀봉하여 하나의 유리창을 만들기도 하며, 이를 ‘복층유리’라 한다. 복층유리의 공기층에는 건조한 공기나 아르곤 가스를 주입하는데, 아르곤 가스의 반응성과 열전도율이 낮아 단열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원고들은 사단법인 한국판유리창호협회의 단체표준(SPS-KFGIA-002-1799)에 따른 아르곤 가스 함유율 기준을 바탕으로, 아파트에 설치된 복층유리가 아르곤 가스를 충분히 함유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위 단체표준은 엄격하게 통제된 제조 단계에서 복층유리의 가스 주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준일 뿐이며, 이미 시공되어 수년간 외부 환경에 노출된 복층유리를 단체표준에 따라 평가할 수 없음은 협회도 인정하는 바이다. 또한 아르곤 가스와 같은 기체는 완벽하게 밀봉할 수 없고, 시간 경과에 따라 자연적으로 누출될 수밖에 없는 탓에, 설치 이후 수년이 지난 뒤 확인된 가스 함유율 저하를 전적으로 시공상 하자라 보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은, 설치 후 장기간 환경 변화에 노출된 복층유리의 아르곤 가스 함유율 부족이 시공상 하자로 인한 것이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다(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2024. 4. 23. 선고 2020가합102821 판결). ①제조 직후를 적용 전제로 한 단체표준을 이미 설치한 후 7년 이상 경과한 복층유리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②복층유리 파취 과정에서 아르곤 가스가 추가 누출되었을 수 있어 감정 결과를 신빙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③감정 과정에서 다수의 기관이 파취한 복층유리를 단체표준에 따라 시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낸 것이 주요한 판단 근거가 되었다.
위 판결을 통해, 관련 하자 주장에 대응하기 위한 시공사의 대응 방안을 엿볼 수 있다. 시공사는 복층유리 반입 당시 단체표준에 따른 함유율 기준을 충족한 것이라는 취지의 시험성적서를 확보하고, 준공 후에도 위 서류를 반드시 관리하여야 한다. 또한 소송 및 감정 과정에서는 원고가 주장하는 기준의 성격과 현장 시험의 기술적 한계를 적극 피력하여, 감정 결과의 신빙성을 탄핵할 필요가 있다.
하자 소송에서 하자의 존재 사실은 원고가 입증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법원은 당사자들이 전문가가 아니라거나, 현실적으로 하자임을 입증할 기준이나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소송 외적인 사정을 이유로, 아르곤 가스 함유율 부족이 시공상 하자임을 만연히 인정하기도 한다. 소송의 기본적인 원칙을 무시한 것이기는 하나, 시공사가 이와 같은 부당한 판결을 피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료를 확보하면서 전문적인 시각에서 적극적으로 다툴 필요가 있다.
정홍식 변호사(법무법인 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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