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다이나믹스 사재 출연 5년째
누적 7000억 투입…지분율 22.5%
구글ㆍ엔비디아 협력에 커지는 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CES 2022 당시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보스턴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과 무대 위로 오르는 모습./사진: 현대차그룹 제공 |
[대한경제=강주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해에도 미국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나믹스에 1800억원에 달하는 사재를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 회장은 보스턴다이나믹스 인수 이후 5년간 매년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데, 갈수록 그 규모도 커지는 모양새다.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향후 그룹 승계 재원으로의 활용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지난해 말 기준 정 회장의 보스턴다이나믹스 지분율은 22.5%(549만2162주)다. 전년도 말 대비 0.61%p(포인트) 올랐고, 보유 주식도 121만7498주 늘었다
정 회장은 2021년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나믹스를 인수할 당시 약 28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20%를 확보한 뒤 매년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분을 늘리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사업보고서에 공개된 연도별 투자액과 주식 변동을 토대로 역산하면 정 회장의 연간 투자 규모는 2022년 600억원, 2023년 690억원, 2024년 1140억원, 2025년 1780억원 등이다. 5년간 누적 투자금은 7000억원이 넘는다.
투자 가속의 배경은 급변한 사업환경이다. 보스턴다이나믹스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공개하며 구글 딥마인드와 제미나이 로보틱스 파트너십을 맺었고, 4월에는 4족보행 로봇 스팟에 제미나이를 탑재했다. 엔비디아와도 피지컬AI 팩토리 구축 협력을 진행 중이다. 5일 방한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정 회장의 회동도 예정됐는데, 로봇 협력 확대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기업가치 전망도 급등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보스턴다이나믹스 휴머노이드 사업가치를 약 100조원으로 제시했다. 인수 당시 약 1조2000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5년 만에 수십배 뛴 셈이다.
다만 유 연구원은 올해 말이면 지난해 유상증자 자금 1조3000억원이 소진되고, 2028년 대량양산기에는 연간 투자비가 2조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공개(IPO) 전 유상증자가 2~3회 더 필요하다는 분석에서다. 정 회장의 사재 투입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재계에서는 보스턴다이나믹스 상장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 회장이 상장 과정에서 보유 지분을 일부 매각할 경우 수조원대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어, 향후 그룹 승계 작업에 활용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강주현 기자 kangju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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