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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입국 직후 T1 PC방行…3D 그래픽 첫 고객 e스포츠 성지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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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05 12:35:34   폰트크기 변경      

지난 3월 2026 시즌 미디어데이 참석한 페이커 /사진:연합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방문 첫 일정으로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을 만나, 첫 고객이었던 게이머들과 재회한다. 젠슨 황이 엔비디아 성장의 모태가 된 e스포츠 생태계를 격려하는 한편, 차세대 먹거리인 ‘온디바이스 AI PC’와 ‘피지컬 AI(로보틱스)’ 시장 확장을 위해 한국 게임사들과 전방위 동맹 구축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오후 1시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 마포구 T1 베이스캠프 PC방에서 이상혁 선수와 만난다. 이어 오후 7시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 등과 이른바 ‘삼쏘(삼겹살·소주)’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이번 일정은 현재 엔비디아의 위상을 만든 산업의 변천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황 CEO는 이날 오후 e스포츠의 상징인 페이커를 만나고, 저녁에는 한국의 AI·반도체·모빌리티 산업을 이끄는 기업 총수들과 협력을 논의한다. 게임에서 시작된 GPU 산업이 AI 인프라 산업으로 진화한 과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행보다.

실제로 엔비디아의 시작은 AI가 아니라 게임이다.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3D 그래픽 구현을 위한 그래픽카드 기업으로 출발했다. 당시 PC 게임 시장은 2D에서 3D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었고, 엔비디아는 GPU를 통해 게임 화면을 더욱 사실적으로 구현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한국은 엔비디아 성장 과정에서 상징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초고속 인터넷 보급과 함께 PC방 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스타크래프트’를 시작으로 e스포츠 산업이 세계 최초로 본격적인 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자연스럽게 고성능 그래픽카드 수요도 빠르게 증가했다. 황 CEO는 지난해 서울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한국인들이 e스포츠를 만들었다”며 “한국의 e스포츠와 PC방, 게이머들이 지금의 엔비디아를 있게 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2000년대 들어 GPU는 게임을 넘어 과학기술 분야로 영역을 넓혔다. 엔비디아가 2007년 공개한 병렬 컴퓨팅 플랫폼 ‘CUDA’는 GPU를 그래픽 처리 전용 칩이 아닌 범용 연산 장치로 탈바꿈시켰다. 연구기관과 기업들은 GPU를 활용해 과학 시뮬레이션과 고성능 컴퓨팅(HPC)을 수행하기 시작했고, GPU는 워크스테이션과 데이터센터로 진출했다.

이후 2010년대 딥러닝 혁명이 시작되면서 GPU의 역할은 다시 한 번 바뀌었다. 대규모 행렬 연산을 반복하는 인공지능 학습 과정에서 GPU의 병렬 처리 능력이 압도적인 효율을 보였기 때문이다. 2012년 AI 모델 ‘알렉스넷(AlexNet)’의 성공 이후 GPU는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현재 엔비디아 매출 대부분은 AI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여전히 게임 산업을 전략적 파트너로 보고 있다. AI PC와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본격화되면서 게임 산업이 다시 새로운 성장 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황 CEO가 이번 방한 기간 중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을 잇따라 만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두 회사는 게임 개발사를 넘어 AI 모델과 피지컬 AI 사업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GPU 고객이자 AI 생태계 파트너인 셈이다.

특히 엔비디아가 ‘GTC 타이베이 2026’에서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AI 노트북 ‘RTX 스파크’ 역시 최신 게임의 최적화가 필수적이다. 게임 산업은 엔비디아가 과거 성장한 시장인 동시에 미래 AI PC 시장 확장의 핵심 파트너로 평가된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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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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