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7.7조 독주…삼성ㆍGSㆍDL 추격
목동 30조ㆍ여의도에 건설사 총집결
오세훈 재선으로 신통기획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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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대한경제 DB |
[대한경제=한형용ㆍ이종무 기자] 압구정ㆍ반포를 끝으로 올해 80조원으로 불어난 정비사업 시장에서 하반기 2라운드의 막이 올랐다. 6ㆍ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하며 신속통합기획 기조가 이어지게 됐고, 이재명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민심 이반이 도시정비정책에 대한 변화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승자는 더 멀리 치고 나가고, 패자는 절치부심하며 반격을 준비하는 한강벨트 2라운드의 시작이다.
한=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이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건설사들의 시선이 목동ㆍ여의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올 1∼5월 성적표,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요.
이= 한마디로 현대건설의 독주입니다. 현대건설은 압구정 2ㆍ3ㆍ5구역을 연달아 쓸어담으며 5월 말 기준 누적 수주액 7조6947억원으로 압도적 1위입니다. 지난해 수주한 압구정2구역까지 합치면 압구정 1∼6구역 중 절반 이상이 현대건설 브랜드 타운이 되는 건데, 이 정도면 싹쓸이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DL이앤씨는 압구정5구역에서 현대건설에 완패하며 사실상 상반기 수주 실적이 ‘0원’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80조원 시장에서 빈손으로 상반기를 보내고 있는 거예요.
한= GS건설도 선전했는데, 마냥 웃을 수만은 없죠.
이= 맞습니다. GS건설은 성수1구역ㆍ부산 광안5구역에 이어 지난달 30일 성남 상대원2구역까지 쓸어담아 누적 7조4694억원으로 2위에 올랐어요. 그런데 상대원2구역에는 아직 불씨가 남아 있습니다. 기존 시공사였던 DL이앤씨가 총회 절차 하자를 이유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거든요. 수주는 했는데 소송전이 본격화되면 사업 자체가 꼬일 수 있는 상황입니다. DL이앤씨 입장에서는 빼앗긴 상대원2구역을 되찾겠다는 의지도 있어서 하반기에도 양사 간 긴장은 이어질 겁니다.
한= 삼성물산은 어떻습니까.
이= 삼성은 영리하게 움직였어요. 압구정4구역은 수의계약으로 조용히 낚아챘고, 신반포19ㆍ25차에서는 포스코이앤씨와 맞붙어 총 3조2480억원을 확보했습니다. 경쟁할 곳은 확실히 이기고, 아닌 곳은 수의계약으로 실속을 챙기는 선별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입니다.
한= 다른 기업들은 어떤가요.
이=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지금 성수4지구를 두고 맞붙어 있어요. 대우는 520m 한강 조망 특화 설계를, 롯데는 청담ㆍ잠실 르엘의 성공 경험을 내세우는 구도인데, 상반기 막판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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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의도 한강변에 위치한 ‘목화아파트’가 본격적인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 사진 : 한형용기자 je8day@ |
한= 상반기 빈손인 DL이앤씨와 IPARK현대산업개발, 하반기에는 달라질까요.
이= 두 회사 모두 목동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DL이앤씨는 목동6단지 우선협상대상자로 이미 지정됐고, 이달 27일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목동은 14개 단지 전체가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총 30조원 규모 시장인데, 올해만 10개 단지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IPARK현대산업개발도 목동과 광명 하안주공 등 주요 사업지에서 물밑작업이 한창입니다. 여의도에서는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가 입찰 공고를 내며 본격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시범아파트와 목화아파트 현장설명회엔 삼성물산ㆍGS건설ㆍ대우건설 등 7개사가 몰렸어요. 현대건설이 서빙고 신동아아파트 재건축에 집중하느라 발을 뺀 게 오히려 나머지 건설사들한테는 기회가 된 셈이죠.
한=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죠. 6ㆍ3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결과죠.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민심 이반이 이번 선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정비업계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이= 업계에서는 사실상 부동산 정책 심판론이 작용한 선거로 보는 시각이 많아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이주비 대출 규제, 규제 지역 확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강화, 분양가 통제 기조 등이 이어지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서 “사업이 또 묶이는 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졌거든요. 그 민심이 정비사업에 우호적인 오 시장 재선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현장에서는 “중앙정부가 조이면 서울시라도 풀어줘야 한다”는 말도 공공연히 나와요.
한= 오세훈 서울시장 재선이 실제로 수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요.
이=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이 크다고 봐야 해요. 서울시 대표 도시정비정책인 신속통합기획 체계와 모아타운에 이미 익숙해진 건설사와 조합들 입장에서는 정책 기조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호재거든요.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시장의 부동산 정책 엇박자가 계속될 수 있지만, 적어도 서울 정비사업만큼은 시장 주도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목동ㆍ여의도 2라운드는 어차피 이미 달아올랐고, 오 시장 재선이 여기에 안정적인 뒷바람을 더해준 셈입니다.
한= 올해 도시정비시장이 8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측됐는데, 지금까지가 예고편에 불과한 느낌이네요. 현대건설ㆍ삼성물산 등 승자들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서빙고ㆍ여의도 라인을 계속 공략할 테고, 나머지 기업들은 목동과 광명 하안주공 등 주요 시장에서 반드시 존재감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한강벨트 2라운드, 이제 시작입니다.
한형용ㆍ이종무 기자 je8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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