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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화영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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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 대표(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오른쪽)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주L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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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경영진을 만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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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일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만난 뒤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화영기자 |
[로봇·AIDC·SDV 아우르는 전방위 전략 제휴]
‘아이작 그루트’ 기반 휴머노이드 공동 개발… 액체냉각·800V 전력 인프라 인증 추진
구 회장 “실리콘밸리서 후속 논의”… 젠슨 황 “LG, 기가와트급 AIDC 극한 기술 갖춰”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OK, GO LG!”
가죽 재킷을 입은 글로벌 AI 거물이 양손을 치켜들며 외치자, 여의도 LG트윈타워 로비가 순식간에 환호성으로 뒤덮였다. 8일 오전 10시 2분, 엔비디아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이 LG그룹의 심장부에 발을 디뎠다.
현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황 CEO를 보기 위해 몰려든 웅성거리는 직원들 사이로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여기저기서 환호와 카메라 셔터 소리가 터져 나왔다. 수많은 취재진이 도열해 있었으나, 황 CEO의 시선이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미디어가 아닌 ‘팬심’으로 모여든 LG의 일반 직원들이었다.
예상보다 열렬한 환대에 깜짝 놀란 황 CEO는 검지손가락을 입가에 대며 특유의 위트 있는 ‘쉿’ 제스처를 취해 장내에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대기하던 직원들에게 다가가 격의 없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손을 흔들었으며, 맨 앞줄에 있던 한 직원의 간절한 요청에는 흔쾌히 친필 사인을 해주며 소통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권봉석 ㈜LG 부회장은 로비까지 마중 나와 환한 미소로 황 CEO와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이 극적인 만남을 맞이했다.
삼겹살 회동 이어 ‘TMM’ 개최…‘원 LG’ 역량 총집결
이번 여의도 회동은 지난 5일 서울 홍대에서 치러진 주요 대기업 총수들과의 ‘삼겹살 소맥 만찬’에 이은 공식 후속 행보다. 양사 최고경영진은 곧바로 회의실로 이동해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최고경영진 회의(TMM, Top Management Meeting)를 가졌다.
이날 회동은 엔비디아의 AI 컴퓨팅 인프라와 LG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제조·전장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이른바 미래 지도(M.A.P) 공동 그리기를 위한 전략적 동맹 자리였다. 회의에는 구광모 대표를 필두로 LG전자, LG이노텍,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그룹의 AX(AI 전환)를 이끄는 핵심 주력사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구광모 회장은 회동 직후 가진 미디어 브리핑에서 “젠슨 황 CEO와 미래 산업을 바꿀 전략적 협력에 대해 매우 가슴 뛰는 논의를 나눴다”며 “엔비디아가 그리는 AI 청사진은 고객의 일상에 가치 있는 변화를 만들고자 하는 LG의 미래와 일치하며, 양사의 차별적 역량을 결합해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축 3대 분야: 로보틱스, AI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양사가 확정 지은 중장기 협력의 핵심은 엔비디아의 풀스택 엔드투엔드(End-to-End) AI 플랫폼을 LG의 산업 현장에 이식해 차세대 ‘피지컬 AI’ 생태계를 선점하는 것이다. 협력은 크게 △피지컬 AI (Physical AI) 및 자율 제조, △AI 인프라 (AIDC 열관리 및 전력), △모빌리티 (Mobility 및 SDV) 등 세 가지 축으로 전개된다.
가장 무게감 있게 다뤄진 분야는 로보틱스다. LG는 엔비디아의 인간형 로봇 전용 AI 생성 모델인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와 ‘코스모스(Cosmos)’ 플랫폼을 기반으로 레퍼런스 로봇(휴머노이드 및 물류 로봇) 공동 개발에 착수한다.
LG전자는 데이터 구축부터 시뮬레이션, 실제 구동에 이르는 로봇 개발 전 과정을 엔비디아 소프트웨어와 결합해 성능을 극대화한다. LG이노텍은 엔비디아 AI 칩 아키텍처에 최적화된 고성능 센싱 모듈과 광학 부품을 개발해 로봇의 ‘눈’ 역할을 수행한다. LG CNS는 자체 산업용 로봇 플랫폼인 ‘피지컬웍스(PhysicalWorks)’에 엔비디아 기술을 접목, 지능형 자율 제조 스마트팩토리의 글로벌 표준 정립에 나선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고성능 데이터센터 가동을 위한 하드웨어 인프라 협업도 구체화됐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DSX AI 팩토리’ 아키텍처 레퍼런스 디자인에 맞춰 냉각수 분배장치(CDU), 콜드플레이트 등 액체 냉각 솔루션의 엔비디아 인증을 추진하고 프리패브(Prefab) 모듈형 설계 기술을 협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차세대 GPU 서버의 고전력 수요에 맞춰 엔비디아의 BESS(배터리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가이드라인에 따른 800V 직류(DC) 기반 데이터센터 전력 솔루션 협의를 본격화했다. LG유플러스·LG CNS는 고효율 차세대 AI 팩토리 인프라를 직접 구축해 배포 속도를 높인다.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시장을 겨냥한 전장 동맹도 속도를 낸다. LG전자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및 차세대 ADAS(자율주행 보조시스템)에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플랫폼인 ‘드라이브 하이페리온(DRIVE Hyperion)’을 접목해 모빌리티 AI 시스템 고도화를 꾀한다.
‘블랙웰’ 수혈받는 엑사원…캘리포니아 2차 회동 예고
향후 LG AI연구원은 자사의 초거대 AI 모델인 ‘엑사원(EXAONE)’의 추론 성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엔비디아의 최신 차세대 반도체인 ‘블랙웰(Blackwell) GPU’ 및 네모 프레임워크(NeMo Framework)를 전격 활용한다. 또한, 엔비디아의 네모트론(Nemotron) 오픈 데이터셋을 사용해 소버린 AI 학습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방침이다.
황 CEO는 회동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나 “우리가 함께 추진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는 전자 기술, 기계 시스템, AI가 융합되는 로보틱스”라며 “미래에는 기가와트급 데이터센터 시대가 열릴 것이고 냉각과 전력 공급 등 전체 설계에 극한의 기술이 필요한데, LG는 이 분야에서 이미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글로벌 AI 거품론에 대해선“동의하지 않는다. 지금은 새로운 산업의 시작에 불과하며, 변동성이 온다면 그것은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매수 기회”라며 장기적 관점을 주문하기도 했다.
반도체 공급망을 넘어 로봇의 뇌와 신체,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인프라까지 전방위로 엮인 LG와 엔비디아의 ‘원 LG 동맹’의 세부 조율은 태평양을 건너 이어질 전망이다. 구 회장은 “오늘 시간이 부족해 세부적인 논의를 다 마치지 못했다”며 “황 CEO가 미국 캘리포니아로 초청해 주어, 조만간 실리콘밸리로 건너가 더 깊은 협력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화답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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