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는 건설공사 발주자 책임 강화와 적정 공사비ㆍ공기 확보를 골자로 하는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이 발의돼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건설현장 안전관리를 강화하려는 입법 취지를 살리면서도 현장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균형 잡힌 심사가 요구된다.
지난해 여당에 의해 발의된 3건의 ‘제정안’은 상임위 법안소위로 회부된 뒤 지금까지 7개월째 멈춰서 있다. 6월 지방선거도 끝나 후반기 원구성이 마무리되면 법안심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발주자에게 적정 공사비와 공사기간 제공 의무를 부여하는 것, 민간공사에 대한 적용 범위와 제재 수위 등이다.
그간 건설 사고가 발생하면 시공사나 하도급업체 등에 책임이 집중됐다. 하지만 발주자의 무리한 공기 단축과 과도한 공사비 절감 요구로 인해 안전시설과 안전인력 투자가 후순위로 몰리는 구조가 사고 위험을 키워왔다는 지적도 간과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적정 공사비와 공기가 확보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안전 강화 조치를 공공 공사를 넘어 민간공사 어디까지 적용할지도 쟁점이다. 공공 공사와 달리 민간공사는 사업 규모와 성격이 매우 다양하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고위험 공사에 대해선 적정 공사비와 공기를 검토하는 절차가 필요하겠지만, 모든 민간공사에 획일적으로 적용할 경우 사업 지연과 행정 부담만 키울 우려가 있다. 안전 확보와 시장 자율성 사이에서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영업정지에 갈음하는 과징금 부과 비율로 책정된 ‘매출액의 3%’는 영업이익률과 맞먹는 수치여서 재검토가 필요하다. 과도한 처벌은 기업의 안전투자 확대보다 경영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처벌의 강도가 아니라 예방 효과다. 사고 원인과 책임 정도에 비례한 합리적 제재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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