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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의 세종집무실 언급에…업계 “이럴 거면 공모 왜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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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0 06:01:06   폰트크기 변경      

[대한경제=홍샛별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세종집무실 설계공모 당선작에 대해 언급한 것을 두고, 건축업계에서는 “설계공모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설계지침서를 통해 발주처의 요구사항을 담아 명확한 지시를 내렸어야 했는데, 당선작을 선정한 지 한 달이나 지난 후에야 근본적인 콘셉트와 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재논의하자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9일 건축업계에 따르면 건축사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설계 담당자들은 최근 이 대통령이 세종집무실 설계공모 당선작에 대해 내놓은 코멘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설계공모 과정에서 전통 건축양식을 활용해 대한민국을 드러냈으면 하는데 그런 작품들이 부족하다”며 “방향이나 국가 상징성, 대한민국 정체성 등 기본적인 콘셉트는 알려줘야 하는 게 아니냐. 지금 공모된 방향으로 하는 게 맞을지 조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어떤 콘셉트여야 하는지 논의를 해봤으면 좋겠다”며 “국민 의견을 공모하든지 일반 국민의 목소리도 들어보라”고 조언했다.

A업체 관계자는 “당선작 발표가 지연될 때부터 업계에서는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며 “설계공모는 그 프로세스 자체로도 공정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공모 일정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도 석연찮은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지난 1월 세종집무실 설계공모 공고를 내고, 지난 4월 1·2차 심사를 거쳐 당선작을 선정했다. 이에 4월 27일 당선작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돌연 하루 전 발표 일정을 무기한 연기해왔다.

B업체 설계담당자는 “설계공모는 설계지침서대로 진행되는 게 원칙이고, 발주자는 원하는 방향이나 콘셉트 혹은 중요한 요구사항 등을 지침서에 담아 명확히 지시해야 한다”며 “당선 후 한 달이 지난 지금에서야 콘셉트를 논의할 게 아니라, 공모를 하기 전에 설계지침서에 원하는 콘셉트를 제시하고 요청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행복청이 발주한 세종집무실 설계지침서에는 한국 전통양식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문은 따로 담겨 있지 않다. 대신에 ‘대통령 세종집무실은 국격을 상징하며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공적 공간으로 건축적으로 상징성과 정체성을 구현한다’는 문구만 적시돼, 설계 방향성을 다소 추상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업체 관계자는 “기계나 전기 설비, 마감재 변경 등의 세부적인 설계변경은 공모 이후에도 빈번히 발생하지만, 작품의 콘셉트 자체를 바꾸는 건 설계공모 자체의 근간을 뒤흔드는 행위”라면서 “디자인이라는 건 매우 주관적인 거다. 누구는 마음에 들고, 누구는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개인이 생각하는 디자인 방향과 어긋난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설계공모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집무실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D업체 관계자는 “대통령집무실은 국가보안이 필요한 특수시설이기 때문에, 여러 사유로 지침 변경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다. 계획설계와 기본설계, 실시설계를 거치면서 필요한 부분은 보완하면 될 것”이라면서도 “최종 납품될 때 싱크율이 다른 건 어떤 공모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정부가 세종집무실 공고 일정을 무리하게 잡은 것부터 잘못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업체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어떤 콘셉트를 원하는지 교통정리가 안 된 느낌이다. 급하게 집무실을 발주하느라 중요한 논의를 배제한 것”이라며 “대통령이 퇴임식을 세종에서 하겠다고 발언한 것과 맞물려, 정부가 준비도 없이 서둘러 공고하는데 급급한 게 아니었나 싶다”고 평가했다.


홍샛별 기자 byul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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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부
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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