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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건설사업관리(CM) 감리제도 한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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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1 06:00:16   폰트크기 변경      
성주은 (사)한국건축설계학회장(연세대 교수)

성주은 (사)한국건축설계학회장

건축사의 핵심 업무인 설계와 감리는 디자인을 넘어 시공, 안전, 품질 전반에 대한 종합적 판단을 요구하는 전문 영역이다. 그러나 건설산업이 대형화, 복잡화되면서 업무 효율성과 사업관리 중심의 제도가 확대되었고, 그 과정에서 건축 전문가의 통합적 역할은 점차 축소되어 왔다.

최근 서울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현장 붕괴사고와 삼성역 GTX-A 현장의 철근 배근 누락 문제가 알려지면서 건설현장의 안전관리 체계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하나는 해체공사 과정에서 발생한 안전사고이고, 다른 하나는 구조 안전성과 직결되는 핵심 공정의 검측 문제라는 점에서 서로 성격은 다르다. 그러나 두 사례는 공통적으로 현행 건설사업관리(CM) 체계 안에서 감리 기능이 과연 독립적으로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 현장 붕괴사고 등에서도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각 사고의 원인과 책임은 다르지만, 사업 효율성을 중시하는 건설사업관리 체계와 안전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감리 기능 사이의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는 공통과제를 남겼다.

감리는 본질적으로 안전과 적법성, 그리고 시공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적 통제 장치이다. 건축법상 감리제도 또한 시공 과정에 대한 독립적 감독과 견제를 통해 공공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을 기본 취지로 한다. 반면 건설사업관리는 발주자의 업무를 대행하며 사업의 효율성, 공정관리, 예산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관리 기능에 가깝다. 두 제도는 목적과 역할이 다름에도 현실에서는 하나의 체계 안에서 운영되면서 감리의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특히 사업 일정 준수와 비용 절감이 우선될 경우 감리가 수행해야 할 견제와 감시 기능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논의되고 있는 건축물관리법시행령의 해체감리 개정안은 보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해체공사는 구조물의 안정성이 공정 진행에 따라 수시로 변화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공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건설사업관리자에게 해체감리를 우선 수행하도록 하는 방식은 사업관리 기능과 안전감시 기능 간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공공 안전은 사업 효율성의 하위 가치가 될 수 없다. 반복되는 건설현장 사고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이제는 단순히 사고 발생 시 책임 주체를 가려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여러 참여 주체 사이에서 안전 책임이 분산되는 구조적 문제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건설사업관리와 감리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감리가 독립적인 안전, 품질 감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재정비하는 것이다. 나아가 현행 건설사업관리 체계와 건축법상 감리제도의 관계를 재검토하고, 감리의 독립성과 책임성을 실질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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