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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하이닉스 차기 공장, 해외도 가능…용인 이후 입지 다각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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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0 14:53:21   폰트크기 변경      
초과이익 환원엔 “세금·투자·일자리로 국민 전체 이해관계자 행복 추구”

닛케이포럼 '한일특별세션' 참가 뒤 인터뷰하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SK그룹 제공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반도체 수요 급증에 따른 SK하이닉스의 미래 생산 거점 확보와 관련해 국내 지방은 물론 해외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기 공장 입지를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정국에서 부상한 반도체 초과 이익 배분 논란에 대해서는 ‘주주·구성원·국민 전체’를 포괄하는 이해관계자 행복론을 제시하며 정면 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최 회장은 9일과 10일 일본 도쿄 제국호텔에서 열린 닛케이포럼 ‘아시아의 미래’ 한일특별세션 대담에 참석한 뒤 현지 기자 및 특파원들과 만나 향후 반도체 시설 확장 계획과 초과 이익 환원 등 현안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차기 공장 입지, 국내외 다각도 검토…“무조건 한국만은 아닐 수도”

현재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내년 초 가동을 목표로 첫 번째 팹(Y1)을 건설 중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폭증하면서 당초 2050년까지 완료하려던 4개 팹 투자가 2030년대에 조기 완료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장의 관심은 '용인 이후'의 차기 입지로 쏠리고 있다.

최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 4기 완공 뒤 차기 공장 입지에 관한 질문에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고 있어 어딘가로 가지 않을 수는 없고 준비가 숙제로 다가오고 있다"며 "용인 클러스터 건설이 마무리되면 결국 다음 지역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설비 투자를 호남 및 충청권 등 지방으로 확대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도 입지를 한정 짓지 않았다. 최 회장은 “어딘가에 (공장이) 가려고 하면 인프라가 엄청나게 필요하다”며 “전력도 땅도 그리고 사람도 물도 다 갖춰져야 한다.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라면 공장을 지을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해외 진출 가능성도 과감하게 열어뒀다. 최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안 되면 해외라도 줘야 하는 상황 아니냐”면서 “‘무조건 한국에만 짓겠다’ 이것도 아닐 수도 있다. 시장이 그다음에 전혀 다르게 반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고객이나 다른 나라에서 우리에게 이익을 많이 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리도 무언가 요구할 수 있고, 그 요구를 받아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는 우리 실력이기도 하다. 이해관계자의 최소한의 만족을 지켜줘야 할 필요성도 존재한다”며 철저한 시장과 실리 중심의 다각도 검토를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다만 최 회장은 “어디에 어떻게 짓겠다는 것은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일단 지금은 용인클러스터를 짓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른 무엇보다 용인을 제대로 만드는 것이 최대 숙제”라고 선을 그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와 협력 강화…“AI 생태계 위해 더 많은 협력 필요”

글로벌 빅테크와의 동맹 관계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최 회장은 최근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대표와의 회동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협력 범위는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젠슨 황과 인공지능(AI)이 지속해 자랄 수 있는 생태계가 더 필요하다는 점, 엔비디아 주도만으로 부족하고 더 많은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산업의 수익 역시 결국 AI 성장에서 나온 것인 만큼, 강력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통해 미래 성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초과 이익 환원 논란엔 “국민 전체가 이해관계자…세금·투자·일자리로 환원”

HBM 특수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반도체 대기업들을 향해 제기되는 ‘초과 이익 분배’ 요구에 대해서도 최 회장은 SK 고유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세련된 답변을 내놨다.

최 회장은 “우리의 경영 목적이 ‘이해관계자를 행복하게 만든다’로, 이해관계자에는 당연히 주주도 있고 저희 구성원, 사업 파트너, 넓게 보면 국민 전체도 포함된다고 생각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행복을 나눠주는 방법이 무엇이냐는 방법론이 다를 수 있다”고 짚으며 "세금을 많이 내거나 더 많은 투자와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임금을 올리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좋은 일이 생겼을 때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현금성 분배에만 치우치기보다 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AI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공익적 환원이라는 논리다.

구체적인 초과이익 배분 방식에 대해서는 “몇 퍼센트를 어디에 쓰겠다는 생각은 아직 없다”면서도 “어쩔 수 없는 룰(규칙)이 정해져 있으면 잘 따라서 적용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며, 가능한 한 여러 곳에 골고루 혜택이 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고 부연했다.

한ㆍ일 협력 ‘빅텐트’ 제안…M&A·키옥시아 협력도 긍정적

평소 한ㆍ일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최 회장은 이번 포럼에서도 한일 양국이 반도체·AI·에너지 등에서 적극적으로 연대해 새로운 국제질서의 ‘룰 메이커(rule maker)’로 도약하자며, 협력 의제를 모으는 ‘빅 텐트 플랫폼’ 구성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정치권과 정부, 민간이 모두 함께 가야 하는 이야기”라며 “보다 효율적으로 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필요한 자원을 함께 투입할 수 있는 연합 형태의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해서도 “SK는 이미 일본 투자 펀드를 통해 현지 투자를 진행하고 있고, 일본도 한국 기업·벤처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제는 시장이 점차 하나로 통합돼 가는 시대다. 서로 필요한 자본과 기술이 오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투자 수익을 실현했던 일본 메모리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키옥시아와는 지속해서 대화하고 있으며 반도체를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경영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지만 협력은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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