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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미래 베팅…삼성전자, 美 엘리먼트 1대 주주로 ‘정밀의료 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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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6-06-10 16:04:27   폰트크기 변경      
‘갤럭시 헬스’ 넘어 정밀의료 정조준

미국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의 차세대 멀티오믹스 분석 장비 AVITI24. DNA와 RNA, 단백질, 세포 변화를 단일 플랫폼에서 동시에 분석할 수 있다. /사진: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


[대한경제=심화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유전자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의 최대주주에 오르며 미래 정밀의료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스마트폰과 반도체를 넘어 인공지능(AI)·디지털 헬스·의료기기를 아우르는 차세대 헬스케어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10일 엘리먼트의 시리즈E 투자 라운드에 참여해 1억7500만달러(약 2600억원)를 추가 투자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4년 시리즈D 투자에 이어 이번 투자까지 단행하며 엘리먼트의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다만 경영권 변동은 없어 기존 경영진이 회사를 계속 운영하게 된다.

업계는 이번 투자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보다 미래 의료 데이터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베팅으로 해석하고 있다.

2017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설립된 엘리먼트는 업계 최고 수준인 99.99% 정확도의 DNA 시퀀싱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DNA 시퀀싱은 인간 유전체를 구성하는 30억쌍의 염기서열을 읽어 유전적 특성과 질병 위험도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질병이 발생한 이후 치료하는 기존 의료 체계와 달리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질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정밀의료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특히 주목한 것은 엘리먼트의 ‘멀티오믹스(Multiomics)’ 역량이다. 멀티오믹스는 DNA뿐 아니라 RNA와 단백질, 세포 변화까지 동시에 분석하는 기술이다. 단순히 유전적 설계도를 읽는 수준을 넘어 실제 인체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까지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엘리먼트는 업계 최초로 단일 장비에서 DNA·RNA·단백질·세포 변화를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질병의 원인을 보다 정확하게 규명하고 신약 개발 및 정밀 진단에 활용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계에선 이번 투자 발표에 MX사업부장인 노태문 사장이 직접 나선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일반적인 바이오 투자라면 미래사업 조직이나 투자 부문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자연스럽지만,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노 사장이 직접 투자 의미를 설명한 것은 향후 갤럭시 생태계와의 연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은 갤럭시 워치와 삼성헬스를 통해 심박수, 심전도(ECG), 수면 패턴, 체성분, 운동량 등 다양한 건강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향후 엘리먼트의 유전자 분석 기술이 결합될 경우 개인의 유전적 특성과 실시간 생체 데이터를 함께 분석하는 초개인화 건강관리 서비스 구현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특정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사용자를 조기에 식별하고, 수면·운동 습관과 연계해 예방 프로그램을 제공하거나 개인별 최적의 건강관리 가이드를 제시하는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장기적으로 AI 기반 디지털 헬스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유전체 데이터를 핵심 자산으로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이미 의료기기 사업을 통해 초음파 진단기기 등을 공급하고 있고, 최근에는 AI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헬스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여기에 유전자 분석 기술까지 더해질 경우 웨어러블 기기와 의료기기, AI, 정밀진단을 연결하는 독자적인 헬스케어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헬스케어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지만 유전체 데이터까지 직접 확보한 사례는 많지 않다”며 “삼성은 이번 투자를 통해 AI·디지털 헬스·정밀의료가 융합되는 미래 의료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전자의 AI·의료기기·디지털 헬스 전문성과 엘리먼트의 혁신적인 유전체 분석 기술이 결합돼 맞춤형 의료의 미래를 위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정밀 의료기기부터 디지털 헬스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투자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화영 기자 dorot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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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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