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장 붕괴 사고 현장 / 연합뉴스 |
[대한경제=김민수 기자] 지난해 말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의 원인이 구조물 접합부의 용접 불량인 것으로 드러났다.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공장에서 진행됐어야 할 용접이 현장에서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무자격자가 투입되는 등 총체적 부실 시공이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11일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의 사고 예비 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건립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는 길이 48m의 대형 철골 구조물 주요 접합부의 부실 용접이 결정적 원인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당시 이 사고로 건설 노동자와 관급자재 납품업체 직원 등 노동자 4명이 잔해에 매몰돼 현장에서 사망했다.
연구원은 기준치에 미달하는 미흡한 용접 품질 탓에 구조물이 하중을 버티는 힘이 약해졌고, 일부 부위의 파손이 구조물 전체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구조물을 잇는 연결 부위 중 일부는 용접이 아예 누락됐거나 정상 성능을 내지 못하는 비정상 시공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사고 당시 구조물에 가해진 하중은 설계 기준의 약 35% 수준에 불과해, 설계대로만 시공했어도 붕괴 가능성은 사실상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정상적인 시공 상태였다면 바탕 철골 재료(모재)가 먼저 끊어졌어야 하지만, 부실 용접 탓에 접합부가 하중을 견디지 못하고 균형을 잃으며 순식간에 도미노식으로 무너져 내렸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부실은 시공사와 감리자의 안일한 대처와 무자격자 투입으로 심화됐다. 시공사와 감리자는 초기 용접 불량을 인지하고도 전수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일부 부위만 땜질식 보수에 그쳤다.
건축 특기시방서 기준상 현장 용접은 고난도 작업이어서 관련 기능사 이상의 자격을 취득하고 1년 이상의 실무 경력과 함께 엄격한 현장 기량 테스트를 통과한 용접공이 맡아야 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 투입된 용접공 4명은 모두 무자격자였으며, 이 중 1명은 필수적인 기량 테스트조차 거치지 않은 채 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드러났다.
비용을 우선하며 변경된 시공 방식도 원인으로 꼽힌다. 초기 설계에서는 공장에서 용접을 마쳐야 했으나, 도로 운반 및 비용 상승을 이유로 구조물 여러 개를 현장으로 분할 운송한 뒤 현장에서 용접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현장에 참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적정 공사비 책정 없이 지방업체가 돈에 맞춰 시공하다 보니 기술력 부족과 비용 문제가 겹쳐 발생한 인재”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도적인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건축구조기술사는 “단순히 용접사를 구속하는 것만으로는 변화가 없다”면서 “현재 건축법과 건설기술진흥법 등 안전 관련 법안이 발주 형태나 시설물 종류에 따라 분절돼 있어 법적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를 총괄할 ‘구조물 안전에 관한 특별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경찰청은 이번 예비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공사 관계자, 감리자, 현장 작업자 등 총 11명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광주지법에서 열린다.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보다 정밀한 원인 규명을 위해 조사 기간을 오는 7월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김민수 기자 kms@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