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사용자성 판단 ‘전멸’
건설노조, 중견사 대상 시정신청
“원가 상승, 공정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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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7일 양대 노총 타워크레인노조 조합원들이 총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안윤수 기자 |
[대한경제=신보훈 기자] 건설노조가 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에 따른 교섭 대상으로 대형 건설사에 이어 중견사를 지목하고 나섰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대 건설사 대부분이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받으면서, 건설노조의 압박이 중견사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11일 건설업ㆍ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최근 지방노동위원회에 코오롱글로벌, 태영건설, 금호건설 등 중견 건설사 3곳을 상대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시정신청’을 일제히 제기했다. 코오롱글로벌과 태영건설은 경기지노위가, 금호건설은 전남지노위가 각각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들 중견사 역시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각 지노위에선 “원청 건설사가 하청 노동자의 작업 환경과 안전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사용자성을 줄줄이 인정하고 있어서다. 이미 10대 건설사 중 9개 사의 사용자성이 인정된 상태다.
현장에서는 지노위 판정을 이행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 삼성물산이 하청노조의 교섭 요구 사실을 공식 공고한 데 이어, 최근 GS건설도 관련 공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교섭 요구 사실 공고는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한 노동위 판정 이행을 위한 첫 단계다. 건설사들은 향후 확정공고 와 대표노조 선정 등 후속 절차를 거쳐 하청노조와 실질적인 직접 교섭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건설업계는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이 대형사에 이어 중견사, 나아가 중소 건설사까지 이어질 경우 원가 상승 압박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하청노조와의 직접 교섭이 본격화되면 임금 인상, 복지 확대, 유급휴가 등 직·간접적인 노무비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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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조남주 기자 |
이는 고스란히 건설 원가 상승으로 직결된다. 최근 원자재 가격 폭등과 고금리 여파로 가뜩이나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중견·중소 건설사 입장에선 치명타가 될 수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원가 상승에 따른 고통을 대형사보다는 중견사가, 중견사보다는 중소건설사가 더 심하게 느낄 것”이라며 “과거엔 협력사를 잘 관리해 공정을 이끌면 됐지만, 이제는 직접 계약 관계가 없는 하청 노조와도 교섭해야 한다. 향후 교섭 결렬에 따른 파업과 공정 차질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타워크레인, 레미콘 등 일부 중장비 노조는 벌써 파업에 돌입하며 요구안을 관철시키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건설노조의 쟁의 활동이 더욱 거세졌다는 평가도 나오다.
다른 관계자는 “브랜드 파워와 자금 여력이 있는 대형사는 노무 리스크를 반영해 선별적으로 수주하면 되지만, 규모가 작은 건설사일수록 부담이 커진다”며 “노무 비용 상승을 감당할 수 있는 건설사와 그렇지 못한 곳 사이의 양극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보훈 기자 b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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