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잠수함-수상함 해군 함정 포트폴리오 완성
HD현대중공업, 항고 제기…수주 전략 재설정 불가피
[대한경제=이근우 기자] 한화오션이 7조8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자로 사실상 낙점된 가운데 업계의 시선은 이달 말 캐나다 신형 잠수함 사업(CPSP)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 관계였던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이 60조원짜리 캐나다 잠수함 수주를 위해 손을 잡게 됐다.
14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 결과, 한화오션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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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오션이 지난 2024년 6월16일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국군사과학기술학회 ‘2024 종합학술대회’에서 KDDX 모형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한화오션 제공 |
HD현대중공업이 기술능력평가에서 73.2383점을 받아 한화오션(72.5958점)보다 0.6425점 앞섰으나, HD현대중공업에 보안감점 1.2점이 적용돼 최종 점수는 0.5867점 차이로 한화오션이 승리했다.
보안감점 이슈는 10여년전 HD현대중공업 임직원이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 자료를 불법 촬영ㆍ유출하면서 시작됐다. 관련자 9명이 기소됐고, 법원은 2022~2023년 이들 모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방사청은 두 판결을 별도 사건으로 보고 감점 기간을 올해 12월까지 연장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이 연장 적용은 부당하다며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지난 5일 기각됐고, 12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항고장을 제출한 상태다. 다만 방사청은 항고와 별개로 후속 절차를 계속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사업 일정은 예정대로 흘러갈 전망이다.
방사청은 사후 설명 및 이의신청 절차를 거쳐 이르면 다음달 초 우협대상자를 공식 확정하고, 같은달 말 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선도함은 2032년 말 해군에 인도될 예정이다
KDDX 선도함은 양사 모두에게 단순한 수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한화오션의 경우 과거 대우조선해양 시절 KDDX 개념설계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 선도함 건조까지 가져와 잠수함(장보고-Ⅲ)에 이어 수상함(KDDX)까지 국내 해군 함정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된 것이다.
HD현대중공업 입장에서도 KDDX 기본설계 노하우가 있는 만큼, 상세설계ㆍ선도함 건조를 못하면 그 기술 자산이 그대로 사장되는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선도함 1척 외에 후속함 5척이 더 있어, 입찰에 불참하는 순간 총 7조8000억원짜리 사업 전체에서 손을 떼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실제로 HD현대중공업이 감점 패널티에도 입찰에 뛰어든 것은 “지면 모든 것을 잃는 구조인데, 이길 가능성도 있었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그룹 내 방위산업 계열사와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면서도 “HD현대중공업은 항고 결과를 지켜보면서 방산 수주 전략 전반을 재설정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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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과 호위함 대전함, 캐나다 해군 잠수함 코너브룩함과 호위함 오타와함이 지난 3~4일(현지시간) 캐나다 서부 해상에서 진행된 한-캐 해군 연합협력훈련에서 전술기동을 하고 있다. /사진: 해군 제공 |
국내에서 2년간 날을 세웠던 두 회사는 이제 캐나다에서 하나의 팀으로 움직인다. 3000톤급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 운영ㆍ유지보수(MRO) 비용 합산 60조원 규모의 CPSP 사업을 따내기 위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에 맞서 남은 2주간 총력전에 들어간다. 수주 성공시 한국 방산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전략무기 대규모 수출이다.
CPSP 설계ㆍ건조는 한화오션이 주도한다. 한화오션이 MRO 거점 인프라와 투자를,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조선소에 정비 노하우와 소프트웨어를 이식하는 기술 자립화 역할을 분담한다고 전해진다.
이미 실물 검증도 이뤄졌다. 최근 도산안창호함(KSS-Ⅲ)이 한국에서 캐나다까지 1만4000km 가량을 항해해 에스퀴몰트 해군기지에 입항했으며, 현지 해군 잠수함사령부 소속 승조원들이 탑승해 실전 성능을 직접 확인했다.
CPSP 우협대상자는 캐나다 의회가 여름 휴회에 들어가기 전인 이달 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근우 기자 gw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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