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CM 문구 거래액 54%↑ㆍ에이블리 다이어리 889%↑
오뚜기 서울국제도서전 연속 참가하고 롯데웰푸드는 시집 콜라보 젤리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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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벤타리오2026 네이버 라운지에서 관람객들이 네이버 지식iN 질문 등에 직접 손으로 답을 적는 체험을 하고 있다. /사진: 문수아기자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12일 오전 8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출입구에 긴 줄이 늘어섰다. 입장까지 세 시간이 남았지만 종이와 펜, 손 글씨를 사랑하는 이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이달 10일 막을 올린 문구 페어 ‘인벤타리오 2026’을 찾은 발길이다. 인벤타리오는 20∼30대 여성이 주요 대상으로 지난해 흥행에 힘입어 올해는 규모를 2배 이상 확장, 103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이 행사의 타이틀 스폰서는 ‘IT 공룡’ 네이버다. 아날로그 감성이 흐르는 행사에 검색ㆍ커머스 기업이 이름을 올린 건 기록하는 사람이 곧 네이버 경쟁력의 원천이어서다. 네이버는 글로벌 인공지능(AI)과 맞설 무기로 사용 후기ㆍ지역 정보 같은 한국형 데이터를 꼽는데, 이 데이터는 이용자가 직접 남긴 기록에서 나온다.
네이버는 행사장 한복판에‘네이버 라운지’를 조성하고 네이버 속 여러 기록 장치를 풀어냈다. AㆍB 두 전시관을 잇는 중앙에서 네이버를 키운 ‘지식iN’의 질문과 답을 공유하고, 블로그 창작 도우미 ‘블로그씨’가 던진 질문을 메모지에 직접 적어보는 아날로그 체험으로 이었다.
행사장에는 비즈니스 접점도 깔았다. 얼굴 인식 결제 ‘페이스사인’을 미리 등록한 관람객에게는 대기 시간을 단축시킨 패스트트랙을, 부스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면 10%를 네이버포인트로 즉시 적립하는 혜택을 줬다. 참여 브랜드의 스토어를 ‘플러스스토어’ 기획전으로 묶어 트렌드를 좇는 젊은 소비층을 생태계 안에 붙잡으려는 포석이다.
네이버뿐 아니라 국내 주요 유통, 식품 기업들이 이른바 ‘텍스트힙(Text Hip)’과 ‘라이팅힙(Writing Hip)’으로 불리는 읽고, 쓰는 인구 잡기에 나섰다.
텍스트힙ㆍ라이팅힙은 글을 읽고 쓰는 행위를 멋과 취향으로 소비하는 트렌드다. 짧은 영상(숏츠)과 AI가 콘텐츠를 분당 수천 개씩 쏟아내는 ‘팝콘식 소비’의 정반대 지점에서, 종이에 손으로 쓰고 기록하는 감성을 신선한 문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20∼30대 사이에서 유행이다.
실제로 유통 플랫폼은 문구 카테고리를 키워 관련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무신사 계열 29CM의 문구용품 거래액은 지난해 전년 대비 54% 넘게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27% 이상 증가했다. 엽서ㆍ편지지 브랜드 ‘드로잉페이퍼’의 1~5월 거래액은 47%, 데스크 용품 브랜드 ‘오니프’는 60% 뛰었다. 지난해 4월 ‘인벤타리오 2025’를 공동 주최한 첫날 거래액이 4배 넘게 뛴 경험이 오프라인 확장의 발판이 됐다. 29CM는 이달 일본 생활잡화점 ‘로프트’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9월 서울 성수동에서 닷새간 문구 팝업을 연다.
이같은 수요는 1020세대에서 가장 가파르게 확장 중이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는 올 5월 다이어리 거래액이 1년 새 889% 폭증해 10배 가까이 불었고, 노트 거래액도 20%가량 늘었다. 문구 거래액의 약 75%를 1020세대가 채웠다. △독서템(58%) △북커버(38%) △독서노트(37%) 등 읽은 내용을 기록하고 인증하는 검색어도 동반 상승했다.
쓰는 문화인 라이팅힙은 읽는 문화인 텍스트힙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읽고 쓰는 행위의 연관성 때문이다.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4월 더현대 서울에서 △출판사 △독립서점 △명품 △식음료 브랜드가 함께한 복합 도서 행사 ‘리딩 파티’를 열었다. 목표의 1.5배인 누적 3만명이 몰리자 전국 주요 점포로 행사를 넓히기로 했다.
식품기업들은 자사 브랜드 IP와 책을 엮기 시작했다. 오뚜기는 이달 24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자사 IP로 꾸민 라이프스타일 체험존을 선보인다. 롯데웰푸드는 자가출판 플랫폼 부크크와 손잡고 10~20대가 즐겨 읽는 시집 표지를 자사 젤리ㆍ캔디 맛과 연결한 ‘시집 에디션’을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문구, 독서용품은 일상 기록과 필사, 다이어리와 독서기록장 꾸미기 같은 아날로그 문화와 맞물리면서 10∼30대 고객 중심으로 취향, 가치를 드러내는 라이프스타일 상품군으로 확장되고 있다”며 “발견형 소비로 바뀌는 유통 환경에서 다양하고 트렌디한 취향 소비층을 잡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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