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ㆍ데이터센터ㆍ에너지 ‘풀스택’을 AX 근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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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1~13일 열린 '2026 New 이천포럼' 에서 그룹의 AX(AI 전환) 본질을 정의하고, 직접 활용할 AI 에이전트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그룹 제공 |
[대한경제=문수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 전환(AX)의 본질을 ‘운영개선(Operation Improvement)’으로 정의했다. AI를 업무 도구로 들이는 단계를 넘어 ‘나의 AI’에서 ‘우리의 AI’로 끌어올려 개인의 생산성을 조직 전체의 실행력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14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6 New 이천포럼’에서 “360도 전방위로, 전속력으로 AX에 돌입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AI를 단일 주제로 사흘간 집중 토론한 건 2019년 이천포럼에서 AI를 어젠다로 올린 이래 처음이다. 이번 이천포럼의 주제부터 ‘AI가 가져올 파괴적 혁신, AX 중심 경영으로의 대전환’이었다.
이번 포럼에서 최 회장이 제시한 AX의 출발점은 기술이 아니라 업(業)의 정의였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먼저”라며 “우리의 일을 정확히 정의하고 AI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데이터를 꾸준히 축적하면서 실시간으로 문제를 파악하고 개선하는 바탕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최 회장은 이 과정 전체를 ‘운영개선’으로 정의했다. “우리가 하는 일을 정의하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모든 과정이 O/I”라며“AX는 그 O/I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AI를 새로운 유행으로 좇는 게 아니라 SK가 오래 다져온 실행 체계 위에 얹겠다는 규정이다. 최 회장은 “수많은 난제를 돌파하고 미래 기회에 대응할 힘은 결국 O/I 능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O/I 실행력을 끌어올릴 구체적 방안으로 ‘1인 1 에이전트’ 도입을 내놨다. 최 회장은 “구성원의 90% 이상이 AI를 쓰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쓰는 AI를 넘어 우리가 하는 일을 조직 전체의 성과로 이어줄 AI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부터 사례를 만들겠다는 선언도 이어졌다. 그는 “에이전트를 하나가 아니라 수도 없이 만들어 각 회사의 경영진, 구성원과 함께 소통에 나설 것”이라며 “수십 개의 회장 아바타가 각 회사에 들어가 이야기를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함께 일하고 소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SK가 이 같은 AX를 밀어붙일 수 있는 근거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들었다. 그는 “AI 시대에 필요한 메모리부터 데이터센터 인프라, 이를 뒷받침할 에너지, 전기화 능력을 풀스택(full stack)으로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SK의 사업영역들은 AI 시대를 열어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메모리 중심으로 열린 AI 시장이 △에너지 △데이터센터 △통신망의 대전환을 거쳐 지능을 만들어내는 애플리케이션 산업으로 확장된다는 게 최 회장의 전망이다. 반도체에서 인프라로, 다시 응용 산업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길목마다 SK가 들어설 자리가 있다는 계산이다.
동시에 위기의식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금 전속력으로 전방위적인 AX를 실행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맞이한 절호의 기회는 다시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의 이 같은 주문에 포럼에 모인 경영진도 화답했다. SK 경영진은 “과거 에너지가 증기기관에서 전기로 전환될 때처럼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경영진이 먼저 혁신해야 한다”는 인식 아래 “AX는 작게 시작하더라도 먼저 실행해 빠르게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결의했다.
포럼 운영에도 AI가 전면에 등장했다. ‘스카이’로 명명된 AI 에이전트가 경영진의 논의를 실시간으로 요약해 발표했고, 컨설턴트ㆍ임원ㆍ50대 구성원으로 설계된 AI 패널이 현업 구성원들과 토의에 함께 참여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이번 포럼은 경영진의 전략적 비전과 전사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실행 의지가 한데 모여 그룹의 AX 방향성을 정립한 뜻깊은 자리”라며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경영진과 구성원이 함께 AI 대전환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아 기자 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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