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경제=이수형 기자] 국토교통부가 국가인증감리제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고 사업 검증을 위한 시범사업을 앞둔 가운데 적용 대상을 도로·교통 분야로 갑자기 확대해 관련 업계를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15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2026년 우수건설기술인 선정계획’을 발표하고, 올해는 기존 건축시설에 도로·교통시설 분야를 더해 총 20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국가인증감리제는 2023년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이후 건설현장 감리의 역량과 책임성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마련된 것으로, 지난해 도입 이후 건축시설 분야에서 우수건설기술인 75명을 처음 선정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에 따른 ‘면피성 대책’으로 현장을 흔든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A사 안전분야 담당자는 “기존 책임감리원을 하던 이들이 기존과 같은 권한으로 감리업무를 보는 제도”라며 “(시공사 등) 외압에 취약한 감리 환경을 고치지 않으면 현장에 변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전했다.
우수감리인이 선정돼도 투입될 공공 공사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본질적인 한계다. 국토부 관계자는 “(시장에 우수감리인이) 구체적으로 총 몇 명 있어야 될 지는 정하지 않았고 너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가 지난해 건축시설 분야 우수감리인 선발에서 까다로운 심사로 애초 계획(150명 이내)보다 적은 75명만을 뽑은 것을 고려하면 국가인증감리제가 본사업에 들어가도 우수감리인이 투입되는 공공 공사는 소수에 그칠 공산이 크다.
관련 업계의 시선은 국토부가 오는 9월로 예고한 시범사업에 쏠린다. 국토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공공주택 건설사업을 대상으로 국가인증 감리제 시범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LH, 조달청과 협의 중이다.
시범사업에서 우수감리인 배정을 배점기준으로 둘 지, 가점으로 설정할 지, 혹은 의무 배치를 요구할 지에 따라 시장에 미칠 파급이 정해질 전망이다.
입찰 당락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우수감리인의 몸값이 뛰고 LH 입찰의 대형사 쏠림 현상도 커질 수 있다.
만약 입찰 가점을 받고 책임감리원으로 투입된 우수감리인이 퇴직했을 때, 해당 업체가 우수감리인을 새로 채용해 투입해야 하는지 등도 시범사업에서 정리해야 할 문제다.
현행법상 입찰 당시 제출한 배치계획과 다르게 건설사업관리기술인을 배치할 때에는 배치계획상의 건설사업관리기술인과 같은 수준 이상의 기술인을 배치해야 한다. 이를 소수의 우수감리인에 적용할 경우 우수감리인 이동에 따라 시급한 우수감리인 수요가 발생하는 연쇄 작용을 낳아 우수감리인 몸값이 급등할 수 있다.
우수감리인 심사 신청 기준도 향후 정비 대상이다. 현재 우수감리인 심사를 받기 위해선 종합평가 결과가 90점 이상이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우수감리인 인증을 받은 75명도 LH 사업에서 평가를 받아 종합평가 기준을 만족한 이들인지 알 수 없다”며 “공공청사 건립공사에서 종합평가 90점을 받은 사람이 LH 공공주택 건설공사에서도 잘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수형 기자 lee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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